"관세·전쟁에 치솟은 생활비" 성난 민심…트럼프 성적표 임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PM 09:0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경제’가 유권자의 심판대에 올랐다.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은 ‘물가’다. 경제는 성장하고 실업률도 낮지만 관세와 이란전쟁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가계 살림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와 투자가 견조하다고 강조하지만 유권자들은 장바구니와 주유소에서 체감하는 물가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식 경제정책’도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소비자심리지수 역대 최저 수준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2%로, 5년 연속 4.5% 이하를 유지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57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연율 3.4% 증가했다. 반면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아넥스자산운용 수석경제전략가는 “소비자심리가 선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소비자신뢰는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더 크다”며 “개인의 삶의 질과 물가 가용성을 묻는 심리지수는 중간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동력이다”이라고 짚었다.

임금 인상 효과는 물가에 상쇄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소비자물가와 평균 시간당 임금은 모두 약 5.5% 상승했다. 평균적인 실질 구매력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수준에 머문 셈이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면서 주거비 부담도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소비자 설문은 다소 비관적일 수 있지만 소비 행태는 매우 견조하다”고 반박했다. 세금·무역·에너지·규제 정책의 조합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란전쟁의 충격은 연료비에서 시작해 가계 지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미국 소비자가 부담한 추가 비용이 약 2650억달러(약 353조 6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가구당 약 2000달러(약 267만원)다.

그는 가구당 에너지 비용 증가분만 약 1100달러(약 147만원)로 추산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 차질과 운송비 상승이 휘발유·경유·항공유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잔디 수석이코노미스는는 “많은 미국인이 이란전쟁과 고통스러울 정도로 높은 생활비를 연결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선거관리국에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사진=AP)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선거관리국에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2일(현지시간)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있다.(사진=AP)
◇공화당 지지자도 “관세 불만”

관세에 대한 불만도 정당을 넘나든다. 미 정치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와 모닝컨설트가 최근 유권자 4150명을 조사한 결과 74%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상점에서 구매하는 상품 가격을 높였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에게서도 이 비율은 66%에 달했다. 관세가 중간선거 투표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75%, 관세가 미국 경제를 약화시켰다는 응답은 53%였다. 관세정책이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했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흔들린다면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겹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토르스텐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 기대의 급격한 조정이 기업의 자신감을 약화시키고 설비투자와 GDP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유가·관세·이민 제한이 물가를 밀어 올리면 성장은 둔화하는데 물가 압력은 지속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진다는 진단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케빈 워시 의장은 실업률 급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 처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거 결과가 생활비 부담을 얼마나 줄일지는 별개 과제다. 그렉 입 월스트리트저널(WSJ) 수석 경제 칼럼니스트는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에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생활비 관련 정책을 바꿀 의회의 권한이 제한적이다”며 “많은 유권자가 생활비 문제 해결을 기대하며 투표장으로 향하지만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만으로 유권자들이 즉각적인 물가 안정이나 생활비 부담 완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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