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명 사망' 열차 참사에 스페인 교통장관 사퇴…조기 총선 흔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4일, AM 08:0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스페인에서 총 69명이 사망한 고속열차 충돌 참사 여파로 오스카르 푸엔테 교통부 장관이 전격 사임했다. 오는 29일 조기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최측근이 물러나면서, 집권 사회당(PSOE)의 정권 재창출 전선이 흔들릴 전망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이 톨레도 인근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열차 충돌 참사에 대해 3일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이 톨레도 인근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열차 충돌 참사에 대해 3일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엔테 스페인 교통장관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장관직 사임과 함께 이번 총선 출마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푸엔테 장관은 의회 발언에서 “직접적인 과실 여부를 떠나 스페인과 같은 국가의 교통부 장관이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참혹한 대형 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한만큼 자리를 지킬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에서는 지난 1월 46명이 사망한 고속열차 사고에 이어, 지난달 28일 마드리드 남부에서 또 다시 열차 충돌 참사가 발생해 총 115명이 목숨을 잃었다.

푸엔테 장관은 산체스 총리가 2018년 집권하기 전부터 함께 한 핵심 우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23년 내각 합류 이후 소셜미디어(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야당에 맞서 선봉장 역할을 해온 거침없는 입담의 소유자다. 사회당 당원과 풀뿌리 지지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달 10월 열차 참사 이후 ‘운전 과실’ 가능성을 거듭 지적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에 받았다. 3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야당은 물론 산체스 소수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소수 여당 파트너(수마르 등)까지 일제히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참사와 산체스 총리 측근의 사퇴는 오는 29일 실시되는 조기 총선 판세를 크게 흔들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가 여론조사기관 시그마 도스에 의뢰해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이번 열차 참사로 사회당에서만 최대 45만표의 지지표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총 350석의 의회에서 현행 121석을 보유한 사회당의 의석수는 100석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미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우파 국민당(PP)에 밀리고 있던 산체스 총리로서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2018년 집권한 산체스 총리는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올해 여름 발생한 대규모 이민자 입국 파동, 친인척 및 당내 비리 의혹에 따른 사법 수사까지 연이은 악재에 시달려 왔다.

2023년 재집권 이후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며 입법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산체스 총리는 이번 철도 참사로 정권 연장 행보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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