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상원의원 후보가 3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선거의밤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텍사스는 국경 안보 강화, 공교육 축소, 성전환 청소년 치료 금지 등 공화당의 극우적 입법 과제를 앞장서 추진해왔던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 표심을 움직인 건 문화적 이념 공세가 아닌, 실질적인 서민 경제와 생활비 문제였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과 장기화된 이란전쟁의 여파로 초래된 고물가 장기화 앞에서 공화당의 이념적 프레임은 힘을 잃었다.
텍사스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제임스 탈라리코, 주지사 당선이 유력한 지나 히노호사 전 하원의원은 선거 기간 자극적인 문화적 쟁점을 피하고, 중도적 접근법으로 서민 경제와 민생 안정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마크 존스 라이스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텍사스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를 명확히 거부한 결과”라며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던 무당층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으로 대거 이동했다”고 짚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텍사스로 거주지를 옮긴 후, 공화당과 밀착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도 참혹한 패배다.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연방 공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통제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들은 이번 텍사스 선거에만 2억 5000만 달러(약 2830억원)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 같은 물량 공세는 오히려 민주다 탈라리코 후보 측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탈라리코 후보는 지난 유세 현장에서 “머스크가 텍사스 상원 의석을 돈으로 사려 한다”며 “TV의 비방 광고나 휴대폰 문자의 공포 선동은 모두 머스크의 작품”이라고 꼬집었다. 억만장자의 정치 개입에 거부감을 느낀 텍사스주 표심의 반발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특히 텍사스 석유·가스 산업을 규제하는 철도위원회 위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보 프렌치 후보가 민주당 존 로젠탈 후보에게 밀려 낙선이 유력시된다. 프렌츠 후보는 텍사스대 서아시아계 축구 팬들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이었던 시골 지역과 멕시코 국경 지대(리오그란데 밸리)의 히스패닉계 표심도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이 33%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우발데 카운티에서 공화당 애보트 현 주지사는 불과 7%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또 2024년 트럼프가 승리했던 카메론 카운티에서도 탈라리코 후보가 38%포인트 차로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압도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켄 팩스턴 상원 후보의 사법 스캔들과 부실한 후보 자질이 공화당 전체의 궤멸을 불러왔다는 자조가 흘러나오고 있다. 팩스턴 후보는 2023년 공화당이 주도한 주 하원에서 뇌물 및 권력 남용 혐의로 탄핵 소추를 당한 바 있다. 또 혼외정사 스캔들과 아내의 이혼 소송 등 여러 번 도덕성 논란을 빚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베테랑 4선 의원인 존 코닌 대신 팩스턴을 지원했고, 이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기록적인 투표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텍사스의 공화당 전략가 비니 민칠로는 블룸버그통신에 “후보의 자질은 대단히 중요하다. 팩스턴은 문제투성이 후보였고 민주당에 엄청난 에너지를 공급했다”며 “더불어 경제 민심에 무감각했던 공화당의 오만한 메시지가 더해져 메뚜기 떼가 덮친 것 같은 재앙의 밤이 됐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