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날 민주당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주요 경합지를 휩쓸며 100석 중 54석을 확보했다. 특히 텍사스, 캔자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승리하며 정치적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끌었던 지지층에 균열이 나타났다. 출구조사에서 공화당은 흑인 남성과 라틴계, 청년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가 승리하면서 1988년 이후 38년 만에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캔자스에서도 1932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택도 도마에 올랐다. 그가 지지한 텍사스·사우스캐롤라이나·노스캐롤라이나 상원 후보들이 패배하면서 폭넓은 지지 기반보다 충성도를 우선한 공천 전략이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가 공화당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도 정치적 패배다”며 “폭넓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후보보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후보를 우선시하는 그의 정치적 판단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청년과 라틴계에서도 공화당 지지세가 약해졌다. AP통신이 보도한 유권자 조사에서 30세 미만의 약 70%는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택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이 연령층의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지지가 비슷했다. 라틴계의 공화당 지지율도 약 3분의 1로, 2024년 트럼프 지지율인 약 40%보다 낮았다.
2016년 대선에서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았던 ‘샤이 트럼트’가 주목받았다면,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표심을 관통한 문제는 생활비였다.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한 조사에서 약 90%는 생활비가 투표 결정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약 3분의 2는 높은 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봤고, 약 4분의 3은 미국의 방향에 분노하거나 불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과 관세도 부담이었다. 약 60%는 대이란 군사행동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답했고, 약 75%는 전쟁이 투표 결정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응답도 거의 3분의 2에 달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거시경제 지표만 보면 미국 경제는 견조했다. 9월 실업률은 4.2%로 낮았고,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4%를 기록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57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소득 증가가 생활비 상승을 따라잡는 데 그쳤다. 로이터가 미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2기 출범 시점인 지난해 1월 이후 소비자물가와 평균 시간당 임금은 모두 약 5.5% 올랐다. 평균 임금으로 살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양이 취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고 주택 공급도 부족해 내 집 마련 부담까지 커졌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아넥스자산운용 수석경제전략가는 개인의 재정 상태와 생활비 부담을 묻는 소비자심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비자심리는 선거 결과를 움직이는 더 큰 동력이고, 경제에 대한 신뢰는 시장을 움직이는 더 큰 동력”이라고 말했다. 정부 견제에 대한 요구도 강했다. 유권자의 약 70%는 의회가 대통령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역시 절반에 못 미쳤다. 민주당은 트럼프 견제와 함께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성과를 요구받게 됐다. 문제는 정책 실행력이다. 민주당이 입법과 예산 심의를 주도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생 대책이 교착되면 민주당도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 공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