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압승에 세계 각국 셈법 달라진다…이란 종전·통상협상 변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5일, AM 04:00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이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 통상협상 등 국제 현안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의회를 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 압박이 커지고 교역 상대국의 협상 여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통령의 외교·통상 권한이 여전히 강해 선거 결과가 곧바로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 의사당 전경. (사진=AFP)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 의사당 전경. (사진=AFP)
◇이란 종전 기대…이스라엘 지원은 검증 강화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걸프 지역 정부들의 판단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일부 정부가 트럼프의 평화합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정부는 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또 다른 전면 공격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전쟁으로 오른 연료비에 유권자의 불만이 표출된 만큼 협상 동기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반대 위험도 있다. 이란이 선거 결과를 트럼프의 약화로 받아들여 더 강경하게 나설 수 있어서다. 에미리트정책센터의 에브테삼 알케트비는 이란이 트럼프의 합의 필요성을 이해하면 종전 기회가 열릴 수 있지만, 이를 약점으로 읽으면 새로운 군사적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민주당 의회의 강화된 검증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란·가자·레바논에서의 군사작전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지원과 무기 판매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원유시장은 종전 기대에 먼저 반응했다. 로이터는 이날 유가가 사흘째 하락했다며 미국·이란 평화협상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다만 빠듯한 재고가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우크라 지원 늘려도 당장 방공망 보강은 한계

우크라이나에는 미국 지원을 되살릴 기회가 생겼다. 트럼프는 양당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에도 직접적인 재정·군사지원을 대부분 중단해왔다.

민주당은 양원을 장악하면서 새 지원안을 추진할 수 있다. 공화당의 협력을 얻어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의 찬성을 확보하면 대통령의 거부권도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지원 확대가 신속히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특히 올겨울 에너지 시설과 도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부족은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 의회의 지원 의지와 실제 무기 공급능력은 별개라는 의미다.

◇관세협상 여지 넓어져도 전면 철회는 불투명

통상에서는 상대국의 대응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로이터는 관세를 피하려고 투자약속을 했던 일부 아시아 국가가 이행을 늦출 유인이 커지고, 중국도 무역협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하지만 기존 관세의 전면 철회를 기대하기는 이르다. 의회에 통상·관세 권한이 있어도 트럼프는 국가안보나 불공정 무역을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률을 활용해왔다. 민주당이 이 권한을 제한하려 해도 대통령의 거부권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산업정책 분석가 침 리도 미중 경제관계가 전반적으로는 “취약한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산업에는 규제 부담이 변수다. 로이터는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확장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가 부각되면서 TSMC·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키옥시아 등 아시아 반도체주가 이날 하락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규제·감독 강화가 AI 인프라 확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 기업에도 미국의 정책 변화가 실제 투자·발주 일정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정박한 화물선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정박한 화물선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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