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상당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을 요구하는 진보 성향 의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원조와 이란 전쟁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AFP)
FT는 2028년 대선의 잠재적 주자인 밴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중간선거 이후 행정부가 직면한 외교정책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결정인 이란 공격에 대해 밴스 부통령이 공개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미국이 전쟁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새 의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적인 군사원조를 중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 종식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위산업 협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공화당 주도 법안도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버몬트주 민주당 소속 피터 웰치 상원의원은 FT에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 이제 “반대와 불신이라는 공통된 입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웰치 의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역사적 관계는 유대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형성됐다”며 “동시에 이스라엘이 주변의 위협적인 아랍 국가들에 맞서는 동맹국이며, 중동이 미국의 안정적인 석유 공급에 필수적인 지역이라는 인식에도 기초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토대는 무너졌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미국 정치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파적 차이를 넘어서는 초당적 원칙이었다. 그러나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 전쟁을 거치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했고, 이번 중간선거가 이러한 정치적 지형 변화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가 미시간주다. 민주당의 압둘 엘사예드 상원의원 후보는 미국의 높은 생활비를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원조와 이란 전쟁에 연결하는 선거운동을 펼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엘사예드 후보를 극단주의자이자 반유대주의자로 공격했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바꾸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당일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38억달러 규모의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이스라엘 원조가 정치적으로 불리한 공격 소재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엘사예드 후보의 당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무슬림들의 정치 참여를 촉진하는 비영리단체 엠게이지USA(EmgageUSA)의 나다 알하누티 전국 조직 담당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스라엘 문제는 선거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시간주에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이 2028년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정책을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미시간주에서 텍사스주에 이르기까지 중동 분쟁에 미국이 개입한 것과 그에 따른 비용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미국의 중동정책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