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터 쫓겨나나…"하원, 탄핵안 표결 가능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5일, PM 04: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참패하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 헤그세스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이르면 다음 주 미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미 방송 CNN에 따르면 중간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은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 세력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헤그세스 장관에게 돌리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명확한 출구전략이나 정치적 후폭풍에 대한 대비책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결정하도록 설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사진=로이터)
특히 헤그세스 장관이 미국의 신속하고 손쉬운 승리 가능성을 과장한 데다 지속적인 폭격에도 이란이 항복할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군사작전 확대를 주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 결과 미국이 끝이 보이지 않는 중동 분쟁에 다시 휘말렸고,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우리가 패배한 이유는 전쟁 때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그는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민주당에 다수당 지위를 넘겨주게 됐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번 패배가 이란 전쟁뿐 아니라 여러 문제에서 비롯됐으며, 2008년 수준의 대규모 참패를 만회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도부와 상당수 의원들은 임기가 2년 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묻기를 꺼리고 있다. 의회에서 우호 세력이 많지 않은 헤그세스 장관에게는 이 같은 충성심이 적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대표적인 반트럼프 성향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주)은 CNN에 다음 주 의회가 다시 열리면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수의 공화당 소식통들은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헤그세스 장관의 업무 수행에 대한 의견을 계속 묻고 있지만, 그에 대한 신뢰 자체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이나 의사결정 과정 조사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불과 이틀 전에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당신은 내 최고의 사람이다. 내가 가진 사람 중 최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헤그세스 장관의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임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헤그세스 장관이 “매우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이란 전쟁을 시작한 결정에 대해서도 “다시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똑같이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추진할 경우 헤그세스 장관을 유임시킬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1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 새 국방장관을 지명하더라도 의회 인준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중간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을 대상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공화당 인사는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그 대상은 피트 헤그세스”라며 “그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일정과 목표, 목적에 대해 부정직했거나 잘못된 판단을 해왔다. 어느 쪽이든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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