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참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 옹호론과 공개적으로 결별했다. 중간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과 자신을 떼어놓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의 트럼프 차별화 시도는 그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JD 밴스 부통령. (사진=AFP)
이같은 밴스 부통령의 행보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CNN은 “밴스 부통령의 글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국정과 전략을 겨냥한 노골적인 비판이 여러 군데 담겼다”며 “백악관이 참패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부통령이 낸 글로는 놀라운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도 AP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글은 대통령과의 ‘의도적인 분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경에는 2028년 대선이 있다. 밴스 부통령은 선거가 끝난 뒤 2028년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왔다. CNN은 “ 그의 글이 새 길을 모색하려는 공화당 지도자들 중 ‘선두’를 차지하려는 초기 출사표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정면 비판한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다른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공화당 후보였던 바비 찰스는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역설적이지만 트럼프가 2년 후 떠나기 때문에 앞날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또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레임덕 회기에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는 자신이 지지했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같은 후보들을 탓했고, 폭스뉴스에도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전쟁에 대해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란전은 패배 원인의 일부였다”며 인정하면서도, 참전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내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다면 압승했을 것”이란 주장도 거듭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임기 2년의 전망은 암울하다. 맥스 번스 민주당 전략가는 미국 정치매체 더힐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우군이 적은 상태로, 그의 가치를 의심하기 시작한 공화당과 함께 2027년을 맞게 됐다”며 “2021년 1월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가장 약한 신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국 내에서 손발이 묶인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로 눈을 돌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내에선 레임덕이지만, 해외에선 오히려 ‘고삐 풀린 대통령’이 될 수 있단 지적이다.
공화당 내부의 균열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을 내세운 목소리와, 당 지도부를 탓하는 일부 친(親)트럼프 지지층의 목소리가 대치하고 있다. 친트럼프 인사들은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투표 관련 법안(SAVE법·유권자 신분 확인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당 지도부, 밴스 부통령 등의 셈법이 서로 엇갈리면서, 2028년 대선을 앞둔 공화당내 잡음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공화당내 차기 주지로 꼽히는 밴스 부통령의 선택도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끌어안아야 하지만, 참패한 국정과는 거리를 둬야 하는 처지다. 공화당 전략가 존 피히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더 레임덕이 돼 간다”며 “공화당내 킹메이커로서 트럼프 시대의 종말이 시작됐고, 중간선거는 레임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