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피난처 됐다…회사채 10조원어치 발행하자 42조원 몰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AM 08: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회사채 75억달러(약 10조1700억원)어치를 발행하자 발행액의 4배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인공지능(AI) 관련 회사채가 쏟아지는 가운데, AI 투자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애플이 투자자들의 ‘피난처’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애플 매장. (사진=AFP)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애플 매장. (사진=AFP)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해 75억달러를 조달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주문이 한때 약 310억달러(약 42조360억원)까지 몰렸다고 전했다.

이번 발행은 최근 며칠 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500억달러(약 67조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쏟아낸 직후 이뤄졌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증시가 급락하고 신용위험 지표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수요가 탄탄했다.

애플은 회사채를 7개 만기로 나눠 발행했다. 가장 만기가 긴 2036년물의 가산금리는 당초 제시안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0.55%포인트로 정해졌다. 가산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에 얹어 주는 추가 이자로, 낮을수록 돈을 싸게 빌린다는 뜻이다.

최근 비슷한 만기로 회사채를 발행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산금리는 0.65%포인트, 메타는 1.6%포인트, 오라클은 3.1%포인트였다. AI 투자가 결실을 볼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한 결과다.

대부분의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과 달리, 애플은 이 경쟁에서 대체로 비켜서 있다. 대신 새로 내놓은 폴더블(접는) 아이폰 ‘아이폰 듀오’ 등 소비자 관심을 끄는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조달 자금은 자사주 매입 등 일반 운영자금에 쓰일 예정이다. 애플이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1년여 만이다. 직전 발행은 지난해 5월로, 당시 45억달러(약 6조1020억원)를 조달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로버트 시프먼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채권시장 복귀는 자금이 필요해서라기보다 기회를 활용하려는 성격으로 보이며, 자사주 매입과 배당 여력을 키워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에는 “대형 클라우드 경쟁사들이 떠안은 막대한 AI 인프라 지출보다 주주환원이 여전히 더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AA+’다. 이번 발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이 주관했다.

이날 S&P500지수는 4.4% 급락해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 주가는 1.7% 내리는 데 그쳤다. 투자등급 회사채의 부도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비용은 장중 최대 5.9%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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