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무실 손대지 마"…선거 참패 트럼프, '대못 박기' 나선 이유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6일, AM 09:05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과 워싱턴 DC 도심에 영구적인 ‘치적 알박기’에 나섰다. 중간선거 패배 직후 백악관 집무실을 국가기념물로 묶어 후임자가 손대지 못하게 하는 등 유례없는 물리적 유산 남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Oval Office)과 각료 회의실(Cabinet Room)을 현재 모습대로 보존하도록 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이곳을 국가기념물로 지정한다”며 “그 누구도 손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집무실을 자신이 선호하는 황금색으로 꾸민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동관에 신축 중인 대형 연회장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중간선거 참패가 확정된 이튿날 이뤄진 유일한 공개 일정으로 사전 예고에 없던 방문이었다.

선거 전날인 지난 2일에는 선거운동 마지막 일정으로 백악관 앞 ‘반사 연못’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링컨 기념관과 워싱턴 기념탑 사이에 위치한 대형 연못 정비 치적을 과시하려는 자리였으나, 선거 직전 행보로는 이례적이라는 언론의 반응이 잇따랐다.

부동산 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하고 화려한 건축물이나 상징물을 유달리 선호한다. 백악관 앞마당 전용 헬기 이착륙장(헬리패드)을 대리석으로 단장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골프광이기도 한 그는 워싱턴 도심 공공 골프장(이스트포토맥)을 고급화하겠다며 무단 벌목을 강행했다가 법원의 제동으로 중단된 상태다. 문화예술 중심지인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려던 시도 역시 법원에 가로막혔다.

신축 공사가 한창인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대형 연회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신축 공사가 한창인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대형 연회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물리적 유산에 집착하는 배경으로는 퇴임 후 역사에 남을 지도자로 각인되고 싶어 하는 욕망과 특유의 ‘부동산 개발업자 DNA’가 꼽힌다. 일각에서는 중간선거 참패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자 의회 견제를 피할 수 있는 건축 사업이나 관세·외교 등 행정부 고유 권한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CNN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동관 연회장은 (후임 대통령도) 철거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가 남기는 영속적인 흔적이 될 것”이라며 “그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유산을 남기는 문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유산으로 추진 중인 워싱턴 시내 대형 개선문 건립 사업도 조만간 강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측근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수도계획위원회가 이날 회의를 열어 건설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높이 약 76m의 아치형 개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극심한 도심 교통 체증과 주변 경관 훼손 우려는 물론 인근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안전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거센 반발과 소송에 직면해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