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투자자 3곳이 앤스로픽의 기업가치를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벤징가가 WSJ 보도를 인용해 전한 내용이다. WSJ에 따르면 이 가운데 한 곳은 1조달러(약 134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이는 당초 거론된 1조5000억달러보다 3분의 1가량 낮은 수준이다.
공모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앤스로픽 IPO의 공모 규모는 당초 최대 1000억달러(약 134조원)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기업가치 하향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공모액이 이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공모액은 기업가치와 함께 조정되는 경우가 많아 협상 결과가 중요하다. 상장 시점 자체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앤스로픽 경영진과 주관사는 며칠 안에 회의를 열어 상장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기업가치 조정 여부와 로드쇼 일정, 상장 시점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앤스로픽이 목표로 한 상장 시점은 11월 추수감사절 전 주다. 일정을 지키려면 다음 주 로드쇼를 예정대로 시작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가격 부담을 거론한 시점은 AI주가 급락한 때와 겹친다. AI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고평가 논란이 다시 커졌고, 신규 상장 종목에 요구하는 눈높이도 달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보도는 투자자 일부의 요구와 관측을 전한 것이다. 앤스로픽이 기업가치나 일정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번 IPO는 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돼 AI 투자 심리를 가늠할 시험대로 꼽힌다. 기업가치가 낮아지거나 상장이 연기되면 AI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기대가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다시 따져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높은 몸값에 선을 그은 것 자체가 부담 요인이다.
이런 분위기는 반도체 비중이 큰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지수는 반도체 업종 비중이 커서 AI 투자 심리 변화에 민감하다. AI주 약세가 길어지고 대형 IPO까지 흔들리면 이들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앤스로픽 경영진이 투자자 요구를 받아들여 기업가치를 낮출지, 일정을 유지하면서 공모 규모를 줄일지, 상장을 미룰지가 관건이다. 며칠 안에 열리는 경영진과 주관사 회의 결과에 따라 다음 주 로드쇼 개시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어느 수준의 기업가치를 받아들일지도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