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 겸 사장 (사진=연합뉴스)
CDS는 기업이 채무를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투자자가 지불하는 일종의 보험료다. 프리미엄이 오르면 시장이 해당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본다는 뜻이다. 소프트뱅크 CDS는 이날 하루에만 22bp 뛰면서 4년 만의 최고치를 새로 썼다. 신용시장이 소프트뱅크의 재무 부담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소프트뱅크는 AI 투자 경기의 가늠자로 꼽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646억달러(약 86조 6000억원)를 투자했고,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지분도 90% 보유하고 있다. 투자 성과가 AI 산업의 흐름과 직결되는 구조라, AI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바뀌면 소프트뱅크의 평가도 곧바로 흔들린다.
이번 CDS 급등의 배경에는 오픈AI의 상장 연기가 있다. 오픈AI가 상장 시기를 2027년으로 미루면서 소프트뱅크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도 늦춰졌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상태에서 회수가 지연되면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도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날 소프트뱅크 주가는 장중 한때 11% 급락했다. 신용시장에서는 CDS 프리미엄이 오르고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떨어지는 등 두 시장에서 동시에 불안이 커졌다. 투자자들이 소프트뱅크의 AI 투자 전략에 따른 부담을 주가와 CDS 양쪽에 반영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불안은 다른 AI 관련 기업으로도 번졌다.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CDS 프리미엄도 이날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네오클라우드는 AI 연산에 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빌려주는 신생 클라우드 업체를 가리킨다. 소프트뱅크에 이어 코어위브까지 CDS가 오르면서 AI 투자 위축 우려가 개별 기업을 넘어 AI 투자 업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번 CDS 상승은 AI 투자 위축 우려가 주가를 넘어 신용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차입을 기반으로 AI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많은 만큼, 시장의 우려가 길어지면 이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시장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앞으로 시장 분위기는 오픈AI의 상장 일정과 소프트뱅크, 코어위브 같은 AI 관련 기업의 신용지표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CDS 프리미엄이 추가로 오르면 이들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AI 투자 회수 시점과 재무 건전성을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