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의 루즈벨트 필드 쇼핑몰에서, 추수감사절 이후 할인 상품을 찾아 수많은 쇼핑객이 몰려드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기간 중, 메이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경기 인식은 어둡다. Circana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보통 또는 나쁨’으로 평가했다. 연말 소비 계획을 줄이는 사람이 많아진 배경에는 이런 불안한 경제 인식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ircana는 이번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연말을 앞두고 약해졌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연말을 즐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지출을 아예 끊기보다 쓰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쇼핑객 4명 중 3명 가까이가 절약 행동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세일 상품을 더 많이 사겠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포인트 적립을 활용하겠다는 응답은 19%였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더 사겠다는 응답과 멤버십 프로그램을 더 쓰겠다는 응답은 각각 18%였다.
미리 대비한 소비자도 절반을 넘는다. 충동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응답이 23%였고, 올해 초부터 소비를 줄여왔다는 응답은 19%였다. 연중 선물을 나눠 사고 있다는 응답은 18%, 연말 자금을 따로 떼어 두고 있다는 응답은 17%로 집계됐다. 연말 소비를 한꺼번에 하지 않고 시기를 나눠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재정 상태에 따른 차이다. Circana는 재정 상태가 ‘보통 이하’라고 답한 소비자일수록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계획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형편이 빠듯해도 스스로에게 보상하는 소비는 줄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이 경향은 재정 상태를 기준으로 한 응답 간 비교이며, 실제 지출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이번 발표 내용만으로는 알 수 없다.
이번 조사는 소비 심리와 소비 행동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수치로 보여 준다. 경제가 나쁘다고 느끼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는데도 연말 쇼핑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응답이 중심은 아니었다. 대신 할인, 포인트, PB, 멤버십처럼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수단에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이런 흐름은 유통업체의 연말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해질수록 할인 행사와 멤버십 혜택, PB 상품을 앞세운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충동구매가 줄고 구매 시기가 분산되면 연말 특정 기간에 매출이 집중되는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연말 쇼핑 시즌의 실제 성적은 소비자가 계획대로 지갑을 여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