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티아 라만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장 당선인이 5일(현지시간) LA의 오리지널 파머스마켓에서 선거 캠프 직원들과 당선을 축하하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배스 시장은 “우리가 바란 결과는 아니지만 LA 시민들이 뜻을 밝혔다”며 “순조롭고 매끄러운 인수인계를 약속한다. 이 도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LA가 우리 모두에게 바라는 일”이라고 말했다.
라만 당선인은 지난 3일 선거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친구와 가족들이 더는 이곳에 살 형편이 안 돼 하나둘 떠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기득권 정치는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외쳤다.
라만 당선인의 승리는 생활비 부담과 끈질긴 인플레이션, 고르지 못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속에서 이번 선거 기간 민주당 내 극좌 후보들이 얼마나 약진했는지 보여준다.
지난 3일 선거에선 워싱턴DC 시장에 재니스 루이스 조지,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시장에 데이비드 모랄레스 등 DSA와 뜻을 같이하거나 DSA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도 당선됐다. 미시간주 앤아버, 버몬트주 벌링턴, 뉴욕주 이타카 등도 DSA 회원이거나 DSA 지역 지부의 지지를 받은 시장이 이끌고 있다.
DSA 지도부는 이번 선거가 가장 성공적인 선거 중 하나였다며 미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의 부패와 야만에 맞서 사회주의를 강력히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진보 성향 후보들이 대거 선택받으면서 2028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을 결집할 기수를 찾고 있는 민주당 내부의 노선 논쟁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배스 시장은 지난해 LA 곳곳을 휩쓴 대형 산불 이후 민심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산불 발생 당시 도시를 비웠던 탓에 시민들의 사정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LA는 영화·TV 제작사들이 세금이 낮은 지역으로 촬영지를 옮기면서 할리우드 제작이 급감한 충격에서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배스 시장을 외면한 이유로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노숙자 문제를 꼽았다.
노동자 계층과 라틴계가 많이 사는 보일하이츠에서 투표한 식당 매니저 헤라르도 펠릭스 주니어는 FT에 “배스는 실패했다. 한 일이 없다”며 “도로 곳곳이 파여 있고 시 서비스는 줄었다”고 말했다.
인도 태생인 라만 당선인은 당초 배스 시장의 재선을 지지했다가 직접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주택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사모펀드가 단독주택을 대거 사들이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028년 LA 올림픽 전까지 노숙인 텐트촌 등에서 잠을 자는 사람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라만 당선인과 DSA의 관계는 복잡하다. DSA 전국 지도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과 투자 철회에 관한 그의 입장을 둘러싼 이견 속에, 선거를 며칠 앞두고 LA 지부의 라만 지지를 철회하는 안건을 근소한 차이로 부결시켰다. 라만 당선인은 스스로를 ‘자본주의자이자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부르며 독립성을 강조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