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도 급락에 비명…투자 포지션 청산·인력 감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7일, AM 08:3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주식시장 급락으로 미 헤지펀드들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 포지션을 1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청산하고 인력 감축에 나섰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투자 포지션 축소가 10여 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이뤄졌다. 이들 펀드의 시장 노출도는 지난 6월 이후 약 9% 감소했다.

올해 10월말 기준 주식 선별 투자 헤지펀드의 40% 이상이 수익률 0% 이하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는 여전히 연초 대비 상승한 상태다.

미 뉴욕 증권거래소(NYSE) 밖 월스트리트 표지판.(사진=로이터)
미 뉴욕 증권거래소(NYSE) 밖 월스트리트 표지판.(사진=로이터)
헤지펀드의 운용 성과는 11월 들어 더욱 악화했다. 특히 AI 관련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3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전날 나스닥종합지수는 5% 넘게 하락했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국채와 경기방어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통신·미디어·기술(TMT) 업종에 집중하는 헤지펀드들은 전날 하루에만 4%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여름 AI 관련주 매도세가 시작되기 전 최대 24%에 달했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사실상 모두 사라졌다.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투자하는 이른바 멀티전략 헤지펀드도 1.4%의 손실을 기록했다. 기술주 투자와 모멘텀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대형 헤지펀드들의 수익률 악화는 인력 감축과 투자 전략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약 7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샘린캐피털은 금융서비스 업종 주식 투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종을 담당하던 책임자들과 투자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샘린의 펀드는 올해 10월까지 약 5%의 손실을 기록했다.

글렌 더빈이 설립한 약 4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엔지니어스게이트도 최근 인간의 투자 판단과 계량적 분석을 결합한 ‘퀀터멘털’ 전략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전략을 담당하던 포트폴리오 매니저 가운데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감축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사업 부문을 이끌어온 마이크 데일라마니도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헤지펀드 론파인캐피털은 올해 상반기 헤지펀드 운용 수익률이 40%를 넘었지만, 3분기에는 회사 역사상 최악의 3개월을 보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론파인은 10월 한 달 동안 수수료 차감 전 기준 8.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익률도 수수료 차감 전 기준 마이너스 7.5%로 떨어졌다. 이 회사의 9월 기준 운용자산은 약 190억달러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론파인은 3분기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AI 관련주의 급격한 흐름 반전이 운용 성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AI로 인해 사업이 위협받을 것으로 판단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오히려 이들 기업의 주가가 상승한 점도 손실을 키웠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