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밀러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제가 가장 신뢰하는 고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면서 오는 9일부터 비서실장 자리에 오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때부터 비서실장을 맡아온 수지 와일스에 대해 “비서실장으로서 헌신해준 데 감사하고 싶다. 그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트럼프 정치 조직’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정치조직’이 어떤 조직인지, 와일스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와일스는 이날 엑스(X)를 통해 비서실장으로서 마지막 근무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보좌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내 역할은 바뀔 수 있지만 대통령과 우리의 사명에 대한 헌신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신임 비서실장 임명 이후 엑스를 통해 “지금 우리의 사명은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며 “온 마음을 다해 대통령을 지지하고 위대한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진 백악관 핵심 참모 교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동안 지인들에게 와일스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어왔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인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 동안 지인들에게 와일스의 직무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어본 뒤 이뤄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사진=로이터)
밀러는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약 10년간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온 핵심 참모다.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과 국토안보보좌관을 맡아온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정책 수립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밀러는 2017년 무슬림 국가 출신 입국자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와 국경에서의 이민자 가족 분리 정책, 난민 수용 프로그램 축소 등을 주도했다. 집권 2기에서는 대규모 이민자 추방과 합법적 체류 자격 박탈 등 강경 이민 정책을 설계했다.
특히 미국 주요 도시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민 단속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복면을 쓰고 중무장한 이민 단속 요원들이 시카고 등 주요 도시의 주민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올해 1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권자가 연방 이민 단속 과정에서 총격으로 사망하자 밀러는 희생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며 “연방 법 집행 요원들을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밀러의 영향력은 이민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대학들의 다양성 정책을 겨냥한 압박,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자들을 대리한 법률회사들에 대한 대응,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판단된 공직자들의 해임 등에도 관여했다.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겨냥해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군사 공격을 설계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러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배경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신념과 세계관, 특히 이민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해온 점을 꼽았다.
밀러는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의 진보 성향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보수주의 성향을 보였다. 듀크대 재학 당시에는 교내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대학의 진보적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강경한 이민 정책을 주장해온 제프 세션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의 이민 정책 구상뿐 아니라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에도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밀러에 대해 “나는 그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공화당 인사들은 밀러의 발언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평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백악관을 떠나 있던 4년 동안에도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인디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짐 뱅크스는 “우리 대부분이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가능하리라고 꿈꾸기도 전에 두 사람은 집권 2기의 정책 의제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논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지 와일스(왼쪽)와 스티븐 밀러.(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