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8000억 쏟아부은 빅테크에 ‘역풍’…공화당도 외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7일, AM 11:23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착하며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나섰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중간선거 이후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공화당 선거운동 단체에 6억달러(약 8000억원) 이상을 지원했지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인공지능(AI) 규제 강화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빅테크와의 밀착이 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치권과의 관계 재설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의 한 편의점 앞 가판대에 전날의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대승했다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뉴욕의 한 편의점 앞 가판대에 전날의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대승했다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주요 AI 기업들은 민주당과 가까운 인사를 영입하고 규제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중간선거 이후 정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술기업들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AI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 확대를 추진해 왔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 선거운동 단체에 6억달러 이상을 지원하며 정치적 영향력 확보에 나섰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차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규제 강화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공화당 내부에서도 기술기업과의 지나친 밀착이 기존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권자를 단속하기 보다는 거대 AI 기업의 입맛에 맞게 선거 전략을 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을 의회 청문회에 출석시켜 증언을 요구하고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머스크 등의 사업 활동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민주당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오픈AI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딸인 제시카 슈머를 영입했으며 메타와 팔란티어 역시 민주당과 가까운 로비스트 확보에 나섰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AI 기업들은 부정적 인식이 확산한 ‘데이터센터’ 대신 ‘컴퓨팅 캠퍼스’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 소비와 환경 부담을 둘러싼 우려를 줄이기 위해 지역 학교 지원과 전력망 투자, 환경 보호 조치 등도 약속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불신을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착으로 형성된 부정적 인식이 단순한 인사 영입이나 규제 수용만으로 바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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