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유럽도 "AI 데이터센터 멈춰라"…15개국서 반대 시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AM 08:4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유럽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확산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데 이어, 유럽에서도 주민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도심에서 시위대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의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도심에서 시위대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의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약 2000명, 핀란드 헬싱키에서 약 1300명이 데이터센터 반대 행진에 나섰다. 각각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와 핀란드 공영방송 YLE가 집계한 인원이다. 핀란드에선 몇몇 소도시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지역 민주주의·기후 운동 단체들의 연합체인 ‘스톱 더티 데이터센터’다. 이 단체는 “AI 데이터센터의 무분별한 확장을 멈추고, 우리의 민주주의가 빅테크 산업의 이익에 인질로 잡히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유럽 15개국 100여개 시민단체가 6~7일 이틀간 벌인 공동행동이다. 스코틀랜드와 스페인, 프랑스, 덴마크 등의 시민단체들도 행동에 동참했다. 이들은 “AI와 데이터센터가 사적 탐욕이 아닌 사람과 지구에 봉사하도록 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시민이 민주적으로 결정할 때까지” 건설을 일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시위는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시위에 이어 나왔다. 당시 시위대 수백명이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앞에서 경찰과 충돌했고, 1명이 체포됐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은 빠르게 늘고 있다. 빅테크들이 AI를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인프라에 수천억달러를 쏟아붓고 있어서다. 하지만 확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보니 지역 주민들의 우려도 커졌다. 토지와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 비용이 오르는 데다,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올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덴마크 동부 쾨게 인근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앞에서 시위대가 '데이터센터와 빅테크'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덴마크 동부 쾨게 인근의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앞에서 시위대가 '데이터센터와 빅테크'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AFP)
아일랜드는 MS와 아마존, 알파벳 자회사 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유럽 최대 데이터센터 거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아일랜드 중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가 아일랜드 전체 계량 전력 소비량의 23%를 차지했다.

헬싱키에선 시위대가 구글 사무실과 도심의 의회 건물까지 행진했다고 YLE는 전했다.

구글은 지난 9월 핀란드에 130억유로(약 19조756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유럽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기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2곳을 새로 짓는 계획이다. 핀란드산업연맹에 따르면 현재 핀란드에서 계획 또는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는 약 800억유로(약 121조5760억원) 규모에 이른다.

핀란드 국민들 사이에선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구글 측이 한 부지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숲을 베고 표토를 걷어낸 뒤 도로까지 낸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현장 공사를 맡은 업체는 형사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핀란드 정부는 AI 인프라 확장을 억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반발은 미국에서 커지고 있는 반대 여론과 맞닿아 있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 확산이 지난 3일 치러진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여러 주에서 유권자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거나 보류하겠다고 공약한 지역 공직자들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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