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댈러스의 ‘더 웨스틴 갤러리아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개표 결과 시청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미국의 블루웨이브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짚었다. 민주당이 정치 주도권을 쥘수록 기업을 겨냥한 규제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정책 위험이 주가 등 시장 가격에 뒤늦게 반영되는 흐름이라는 얘기다. 정권 심판의 결과가 시장에는 반드시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부각한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기술주 조정이 워싱턴으로 하여금 경제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가 흔들리면 정치권도 증시와 성장에 미칠 파장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규제와 증세 논의가 거세지더라도 시장 충격이 커지면 정책 속도를 조절하라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이 정책 결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별도 기사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새로 갖게 될 상원 권한이 월가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다뤘다. 워런 의원은 대형 금융사와 월가의 관행을 비판해온 대표적인 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이런 인사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금융권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은 규제와 감독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만 규제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번스타인은 시장이 규제 강화 가능성을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시각에서는 최근 기술주 조정이 실제보다 위험을 크게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WSJ이 시장의 부담감에 무게를 두는 것과 대비된다. 조정이 일시적인 과잉 반응인지, 구조적 위험을 반영한 것인지를 두고 월가의 시각이 갈리고 있다.
이번 논쟁의 배경에는 정권 심판 이후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규제, 증세, AI 데이터센터 제동이라는 세 가지 우려가 각각 개별 사안이 아니라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최근 기술주 상승을 이끈 핵심 테마여서 제동 가능성만으로도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이 선거 결과를 정책 변화의 신호로 읽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정치 지형이 바뀌면 한국에 대한 대미 통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미 투자와 관세 문제가 남은 변수로 꼽힌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정책 방향에 따라 한국 기업의 대미 사업 환경이 달라질 수 있어 통상 협상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규제와 증세, AI 데이터센터 제동 우려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에 쏠려 있다. WSJ은 기술주 조정이 길어지면 워싱턴이 경제와 증시 안정에 더 신경 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번스타인의 주장대로 우려가 과도했다면 주가가 되돌림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월가가 민주당 압승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느냐가 당분간 시장의 핵심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