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래빗홀' 빠뜨려"…EU, 틱톡 알고리즘에 칼 뺐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AM 10: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연합(EU)이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를 비슷한 영상에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이른바 ‘래빗홀’(rabbit hole·토끼굴) 효과를 일으킨다며 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이를 고치지 않으면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내년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물 수 있다.

(사진=AFP)
(사진=AFP)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틱톡이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틱톡에 통보했다. 조사 결과엔 틱톡이 래빗홀 효과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비례적이고 합리적이며 효과적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담겼다.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유해·불법 콘텐츠 대응을 강화하도록 의무화한 법이다.

래빗홀 효과는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보거나 반응하면 알고리즘이 비슷한 콘텐츠를 반복해서 추천하고, 이용자가 점점 좁은 주제에 깊이 빠져드는 현상을 말한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져 낯선 세계로 끝없이 떨어지는 장면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EU 집행위는 슬픔, 고립감, 외모 등에 관한 콘텐츠에 끝없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기술주권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이용자가 틱톡에서 영상을 스크롤하거나 ‘좋아요’를 누를 때마다 알고리즘은 비슷한 영상을 더 많이 보여주고, 이용자를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래빗홀로 이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예비 조사 결과는 틱톡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이용자의 안녕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틱톡이 유럽에서 사업 모델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추천(For You)’ 피드의 알고리즘 설계를 바꾸고, 이용자가 직접 밝힌 선호를 더 많이 반영하며, 이용자 설정 기능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알고리즘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틱톡은 반발했다. 틱톡은 성명에서 “집행위가 근본적으로 부정확한 주장을 잇달아 내놓으며 플랫폼 구조와 이용자 안전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왜곡했다”며 “우리는 이용자에게 콘텐츠 경험을 직접적이고 직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면서 커뮤니티를 보호해온 확고한 실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틱톡에 대한 EU의 광범위한 조사의 일부다. EU는 지난 2월에도 중독성 있는 설계, 미성년자 보호 노력 미흡, 연구자의 공개 데이터 접근 어려움 등을 이유로 틱톡에 혐의를 제기했다. 당시 틱톡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추천 시스템이 일으키는 래빗홀 효과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은 플랫폼에 알고리즘 수정을 압박하고 일부 국가는 미성년자의 이용을 금지하거나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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