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해커' 시대 사이버 재앙 경고…"방어자에게 더 나은 모델 줘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8일, PM 03:04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인공지능(AI)을 앞세운 해커가 사이버 재앙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해킹이라는 문구와 PHP 코드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AI 해킹이라는 문구와 PHP 코드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매체는 공격자가 AI 모델로 앞서가지 못하도록 정부가 방어 측에 더 나은 모델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63억달러(약 8조 4426억원) 규모 해킹이 터진 직후여서 AI발 보안 위협이 정책 의제로 떠오른 흐름이다. 공격과 방어 양쪽에서 AI 활용 경쟁이 시작됐다는 문제의식이 사설에 깔려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같은 호에서 기업들이 AI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느라 서두르는 실태도 다뤘다. 정부에 대응을 촉구한 사설과 별개로 기업 현장에서도 AI를 쓴 공격에 맞설 방어 체계를 갖추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는 내용이다. 사설의 핵심은 AI 성능 경쟁에서 공격자가 먼저 치고 나가는 상황을 막으려면 방어하는 쪽이 더 나은 도구를 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의 대형 해킹 사건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낸스의 63억달러 규모 해킹이 보험업계의 심사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국가 차원의 해킹 조직이 대규모 자금을 노린 사례로 지목되면서 사이버 보안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정부가 챙겨야 할 안보·금융 과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AI 시대 사이버 보안의 쟁점은 공격과 방어의 비대칭이다. 공격자는 허점 하나만 찾아도 목적을 이룰 수 있지만, 방어자는 모든 침투 경로를 지켜야 한다. 공격자가 더 뛰어난 AI 모델을 쓰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방어 측에 더 나은 모델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읽힌다.

보험업계의 움직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로이터 보도대로 보험사가 심사를 강화하면 기업은 보안 수준을 입증해야 보험에 가입하거나 갱신할 때 유리해질 수 있다. 보험은 사이버 사고의 손실을 나누는 장치다. 심사가 까다로워지면 기업이 보안 투자를 늘릴 유인도 커질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보험료 변화는 보험사마다 다를 수 있다.

시장 관점에서는 보안이 비용이 아니라 영업의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거래소처럼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하는 업종은 해킹 한 번에 수조원대 피해가 날 수 있고, 그 충격은 이용자 신뢰와 보험 조건으로 번진다. 기업들이 AI 위협에 대비해 서두르는 것도 이런 위험을 방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융권에도 이런 논의가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휴면카드를 노린 AI 해킹 우려가 나오고 있고, 이 문제는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 규제와도 맞닿아 있다. 금융사와 거래소가 보안 투자를 어디에 얼마나 쓸지, 방어 체계에 AI를 어떻게 도입할지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은 이런 논의에 참고할 만한 시각을 제공한다.

이코노미스트가 던진 메시지는 AI 보안 경쟁에서 방어가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낸스 해킹과 보험업계의 대응, 기업들의 대비 움직임은 AI발 사이버 위협이 이미 시장과 정책의 변수가 됐음을 보여준다. 공격자와 방어자 가운데 누가 더 나은 AI 모델을 먼저 쥐느냐가 사이버 안보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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