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게임산책] 세븐나이츠 리버스, 정말 다시 뜰 수 있을까

게임

OSEN,

2025년 4월 25일, 오전 07:54

[OSEN=손남원 기자] 10년 전, 세븐나이츠는 넷마블의 간판이었고 모바일 RPG 시장의 중심에 있었다. 수집형 RPG가 막 자리를 잡아가던 시절, 화려한 스킬 컷신과 캐릭터 성장 루프만으로도 팬심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었던 그때. 그런데 지금 2025년에 세븐나이츠를 다시 꺼낸다?

넷마블이 내놓은 <세븐나이츠 리버스(Seven Knights: ReBirth)>는 정확히 말해 ‘리메이크’다. 2014년작을 재해석했다지만, 과연 이 복고풍 전략이 오늘날 모바일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 ‘추억팔이’ 한계는 어디까지?

이번 작품은 원작의 영웅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하고 반가운 이름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그 ‘반가움’이 과연 현재 게임 시장에서 얼마만큼 통할 수 있느냐다.

2025년 유저들은 단순히 추억 때문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옛날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건, 지금 기준의 게임성과 그래픽, 시스템을 능가하는 강점이 없다면 역효과가 난다. 리니지의 경우처럼 여전히 절대적인 파워가 있거나, 블루 아카이브처럼 대체재가 부족한 독보적 감성이 있어야 한다.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전략성 강화’, ‘쫄작 유지’, ‘출석 보상 강화’를 외치는 건 좋지만, 유저들은 이미 수없이 반복된 구조 속에서 ‘과금 루프의 향기’를 너무 잘 안다. 고작 전투 템포나 기본 공격 리듬 정도 바꿔선, 다시 붐을 일으키기 어렵다.

■ 크로스 플랫폼? 더 이상 매력 포인트 아니다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 지금은 다 한다. 블루스택 안 쓰고도 플레이 가능하다, 이 정도는 기본이 됐다. 지금 중요한 건 ‘어디서 하느냐’보다 ‘얼마나 잘 붙잡느냐’다. 첫 접속 후 이탈률, 3일 유저 생존율, 반복 플레이의 동기부여.
그 모든 지표를 견인할 만한 파괴력이 이 게임에 있는가.

게다가 출시 이후 2주 단위 업데이트, 이벤트, 미니 시나리오 등도 모두 익숙한 공식이다. 이제는 ‘라이브 서비스’라는 말 자체가 피로감을 불러온다. 유저 입장에선 매번 챙겨야 할 이벤트와 소모성 과제들이 늘어나는 셈이니까.

■ 그렇다면 무엇이 남았을까

한 가지, 넷마블이 이번에 내세우는 키워드가 있다. ‘진정성 있는 소통’.
프리뷰 데이 현장에서 대표가 이를 강조했다. 개발자 노트를 넘어서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교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문제는 이 진정성이 과연 플레이 내 콘텐츠 구조에 얼마나 녹아있는가다. 소통은 말이 아니라 설계로 평가받는다.

무과금 유저에게도 실제 성장 동기를 주는 콘텐츠, 편파적 과금 유도 없이 밸런스를 맞춘 PvE 환경, 이벤트가 아닌 일상 플레이 자체가 의미 있는 시스템. 이게 있어야 “진정성”이라는 단어에 무게가 생긴다.

■ ‘다시 쓰는 세븐나이츠’, 게이머는 기대한다

이 게임은 확실히 ‘기억을 건드리는 힘’은 있다. 하지만 게임 시장은 이제 기억보다 현재의 시간 점유력을 더 중요시한다.
지금 수많은 게임들이 10분, 30분, 3시간을 유저 손 안에 붙잡기 위해 피 터지게 경쟁 중이다.

‘리버스’라는 이름이 단지 외형만 바꾼 되감기 버튼이 아니라, 진짜 유저와 게임의 관계를 새로 태어나게 만드는 관계 재설정이라면 성공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 게임은 ‘좋은 시절 추억’ 하나를 다시 한 번 회상한 뒤, 서서히 꺼져가는 별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이라면 '세븐나이츠'는 다시한번 찬란하게 빛날 가능성을 빠르게 키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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