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청두(중국), 고용준 기자] 창단 13년만의 첫 결승전의 중압감은 컸지만, 첫 롤드컵 우승이라는 열망 속에서 분명 기대했던 것은 해피 엔딩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3년 전 ‘미라클 런’을 달성했던 디알엑스의 소년 만화 같은 행보로 2025 롤드컵 화제의 팀이었던 KT가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며 아쉽게 가을 잔치의 막을 내렸다.
KT는 9일 오후 중국 쓰촨성 청두 동안호 스포츠 파크 다목적 체육관에서 열린 ‘2025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 T1과의 경기에서 2-3 역전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1세트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했음에도 18분 경 드래곤 교전이 어긋나 기선을 제압당했던 KT는 2, 3세트 ‘비디디’ 곽보성과 ‘커즈’ 문우찬의 캐리와 신인 ‘퍼펙트’ 이승민과 ‘피터’ 정윤수의 선전이 어우러지면서 세트스코어 2-1로 흐름을 뒤집었다.
매치포인트를 먼저 달성해 대망의 우승을 불과 단 한 걸음 남겨둔 시점에서 4세트는 팔 길이가 짧은 조합을, 5세트는 팔 길이가 긴 조합을 선택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1, 2, 3세트 ‘도란’ 최현준을 상대로 조금도 밀리지 않았던 ‘퍼펙트’ 이승민이 4, 5세트 모데카이저와 요릭으로 맥을 못추고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특히 요릭은 5세트 시작 이후 0킬 4데스 노 어시스트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여기에 서포터 ‘피터’ 정윤수 역시 4세트 탐켄치와 5세트 노틸러스로 실수를 연발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2-2로 쫓긴 5세트에서 고동빈 감독은 마지막 세트의 밴픽을 어떤 식으로 구상했을까. 블루 사이드에서 KT는 직스 선픽 이후 요릭과 노틸러스로 픽 1페이즈를 정리했고, 세주아니와 스몰러로 조합을 완성했다.
고 감독은 “5세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괜찮다고 생각한 픽이었다. 상대의 돌진 조합을 예상하고 있어 우리의 팔 길이가 길면 충분히 할만한 픽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5세트 픽의 배경을 설명했다.
덧붙여 고 감독은 “5세트에서 선픽하는 챔피언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고르는 픽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라고 말했다.
2-1로 앞서던 상황이 결국 2-3으로 역전 당했지만, 고동빈 감독은 질책과 아쉬움에 대한 언급 보다 선수단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오늘 경기가 5세트까지 갔기에 선수들 입장에서 너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또 어찌보면 이길 수도 있다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올 한해 초반부터 고생을 많이 하면서 여기까지 많은 노력으로 올 수 있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너무 고생했고 잘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scrapper@osen.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