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디올백도 받았는데” 尹에 책 보낸 임은정...‘반송’

정치

이데일리,

2025년 4월 25일, 오후 06:53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책을 보냈다가 반송당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임 부장검사는 24일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4월16일 윤 전 대통령에게 제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보냈다”고 전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임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과 그 뒷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그가 바라본 검찰 내부의 치부를 기록한 ‘검찰실록’과도 같은 책이다.

책에는 윤 전 대통령의 실명도 등장한다. 책에는 “2018년 윤석열 검사장의 중앙지검과 2021년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제 그 검찰총장은 사퇴 후 정치권으로 바로 투신하여 대권을 거머쥐어 그동안 그가 지휘해 온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통한 철권통치 시도가 우려되는 현실이 참으로 참담하네요” 등 다수 내용이 포함됐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022년 책을 출간하며 언젠가 윤 전 대통령에게 책을 직접 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는데,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로 사저로 되돌아가면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임은정 검사 (사진=임은정 페이스북 캡처)
임 부장검사가 보낸 책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배달이 완료됐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23일 수취 거절돼 24일 임 부장검사의 손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그 아내는 박절하지 않아 디올백도 흔쾌히 받았는데, 이제 야인으로 돌아와 박절하게 후배의 책은 굳이 반송하는가 싶어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재미교포 통일운동가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크리스찬디올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와 이를 “우리 부인이 박절하지 못해서 돌려주지 못하고 받았다”고 두둔한 윤 전 대통령을 비꼰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책과 함께 ‘이제라도 멈추시고 스스로를 돌아봐 달라’고 적은 글도 함께 보냈다. 그는 이에 대해 “비겁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 게 민망하고 고통스러워 써보낸 것”이라며 “제 책은 돌아왔지만 제 고언은 가닿았기를 빈다”고 덧붙였다.

또 “소포를 확인할 경호처 직원들을 위한 책도 같이 보냈는데 함께 반송됐다”며 경호처 직원들에게 쓴 메시지도 첨부했다.

임 부장검사는 책에 “전현직 검사들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와중에 특히 경호처 분들이 힘드신 듯해 검찰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며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게 쉽지 않지만,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