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오전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찾아 꽃다발을 받아 들어보이고 있다. (공동취재) 2025.6.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재명 당선인은 테러 위협에 방탄복을 착용하고 유세 일정을 소화하는 등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12·3 불법계엄 사태와 국회 대응…‘어대명’ 분위기 조성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 이후, 국회와 야권이 대응에 나서며 이재명 당선인의 리더십이 한층 부각됐다. 이 당선인은 소속 의원들을 국회 본회의장으로 불러 모으고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도록 주도했다.
국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SNS 라이브를 통해 시민들을 국회 앞으로 모이게 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재명 당선인은 "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많은 시민에게 알려야 했다"고 밝혔다. 친명계에서는 이 당선인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로 이날의 대처를 꼽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굳어졌고, 이재명 당선인은 거대 야당의 확고한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과 광화문 시위
지난해 12월 14일, 국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장기화하자 이재명 당선인은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석하고 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하는 등 시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이재명 당선인은 촛불집회에서 '내란 종식'을 외치며 집회 분위기를 이끌었고, 이후 대국민 집회까지 집회 규모를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이는 국민적 분노와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열망을 결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아가 광화문 출정식은 이재명 당선인의 대선 레이스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고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2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최대 분수령이었던 공직선거법 2심서 무죄…이재명 대세론 견고
이 당선인의 이번 대권 도전 과정에서 그를 가장 크게 위협한 건 사법 리스크였다.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받고 있는 5개의 재판에서 유죄가 나올 경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월26일 이 당선인은 공직선거법 항소심(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유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면서 대통령 당선인으로서의 자격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중도층에 형성된 이 당선인에 대한 '비토 정서'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당내에서 제기되던 '대안 후보론'도 힘을 잃었다. 비명계 역시 명분을 상실하며 당내 균열이 최소화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025.3.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파기환송심 대선 이후로 연기…최대 사법 리스크 변수 삭제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파기 환송되며 이 당선인은 큰 위기를 맞았다. 서울고법에서 대선 직전 파기 환송심 기일을 정하자 민주당은 초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사법부와 일전을 불사한 이재명 캠프의 대응에 법원이 파기환송심 공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선거 막판 최대 변수가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기일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재판 연기 결정을 "당연하고 합당한 결정"이라며 환영했고 이재명 당선자 역시 "국민의 주권 행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차 골목골목 경청투어 마지막 날인 7일 오후 전북 전주시의 카페 앞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 연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위기를 기회로…'통합' 리더십으로 3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 당선
이재명 당선인의 대선 승리는 단순히 한두 번의 사건이나 장면이 아니라,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순간마다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한 결과다.
12·3 계엄 사태 대응,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무죄 선고 등 각각의 결정적 장면이 대중 설득과 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사법 리스크 극복, 광화문 출정식 등은 이재명 당선인이 진보 진영을 넘어 중도·보수 유권자까지 아우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3번의 도전 만에 이재명 당선자의 대선 승리는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바꾼 리더십의 승리로 평가된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