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색 옅은 '전략통·쓴소리' 강훈식, 李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정치

이데일리,

2025년 6월 04일, 오후 07:14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첫 인사브리핑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소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지근거리에서 자신을 보좌하고 대통령실 참모진을 이끌 대통령비서실장에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대표 주자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강 실장을 포함한 이재명정부 첫인사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은 7090세대의 첫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을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바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실장은 참모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치열하게 일하는 현장형 참모로 생각된다”며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운영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젊은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산적한 국정 현안을 역동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선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게 되는 강 실장은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민생회복을 위해 비서실장 합류를 결심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 실장은 국내 최초 인터넷 정당인 ‘정정당당’을 창당해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정치권에 입문한 후 당대표 정무특보,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전략기획 분야에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강 실장은 2008년과 2012년 총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후, 2016년 세번째 도전 만에 40대에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는 여의도 입성 후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계파와 무관하게 중용받으며 민주당 내 대표적 ‘전략통’이자 계파색이 옅은 대표적 정치인으로 꼽힌다. 선대위에서 두 차례 전략을 총괄했던 경험이 있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경제·예산 분야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실장은 20대 선대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을 보좌했지만, 같은 해 8월 민주당 당대표 전당대회에 출마해 이 대통령과 맞붙기도 했다. 이후에도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간혹 쓴소리도 마다 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두고 당내 치열한 갈등이 벌어졌을 당시, 체포동의안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그는 강성 지지층에게 ‘반명계’로 오인돼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이 직접 강 실장의 유세 현장을 찾아, 지지 입장을 밝히며 오해를 불식시키기도 했다.

21대 대선이 가시화되자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중도 성향 의원들 중심으로 경선캠프를 꾸렸고, 강 실장은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낙점됐다. 강 실장은 이 대통령의 경선 압승 이후 꾸려진 당 선대위에서도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선거 전략을 주도했다.

강 실장은 수차례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높은 신임을 얻었다. 민주당 내에선 이 대통령이 전략통이자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인 강 실장이 대통령과 국회의 가교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이번 인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강 실장은 굉장히 소프트한 사람이고, 좋은 대인관계와 정치적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할 말을 하는 사람을 잘 골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