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김상훈 등 국힘 지도부 줄사퇴…물갈이 신호탄 되나

정치

MHN스포츠,

2025년 6월 05일, 오후 03:37

(MHN 조민서 인턴기자) 대선 패배의 여파가 국민의힘 지도부를 강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상훈 정책위의장, 임이자·최보윤 비상대책위원 등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하며 지도부 총사퇴 수순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회피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다.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사퇴를 공식화했다. 이어 “더 이상의 분열은 안 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당의 단결을 강조했다.

이날 의원총회는 공개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뒤이어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임이자·최보윤 비대위원 등도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후보 교체 논란’과 선거 전략 실패 등을 언급하며 지도부로서의 책임을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적인 사퇴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임기가 30일까지 남아 있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한 뒤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논의를 계속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퇴가 늦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전체 107명 중 20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이 아직도 대선 패배 원인을 제대로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지도부 총사퇴가 가장 깔끔한 모습이며,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오전 예정됐던 회의를 돌연 취소했고, 의총 개회 시점도 연기됐다. 당내 사퇴론과 반성 기조를 둘러싸고 물밑 조율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미 후보 교체 실패 시점에서 사퇴했어야 했다”며 “이제라도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권 원내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대체할 한덕수 전 총리로의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무산됐고, 이후 당내 계파 갈등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논란 등으로 지도부 책임론에 시달렸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다”라며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