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李대통령 선거법 재판 연기에 “사법부, 정치권력에 굴복”

정치

이데일리,

2025년 6월 09일, 오후 03:15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민의힘이 9일 서울고법이 헌법 84조를 들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연기한 것을 두고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굴복했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서울고법의 부당한 헌법 제84조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엄포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서울고법의 (재판 연기) 판단은 한마디로 사법의 유예”라며 “권력에 순응한 개별 재판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84조는 면제부가 아니다. 그 조항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 이미 기소된 형사 사건의 재판까지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있는 죄를 덮는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어떤 권력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며 “분노해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서울고법은 지난 15일 첫 공판을 열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재명 대통령 측은 선거운동 기간을 공평히 보장해달라며 기일 연기를 요청했고 법원은 그대로 수용했다”며 “이번에 또 (기일을) 미뤘으니 법원 스스로 통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이쯤 되면 사법부를 헌법이 부여한 독립기관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하명기관쯤으로 여기는 것”이라며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이 무너지고 있다. 죄 있는 권력자는 법망을 피해도 괜찮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서울고법은 즉시 헌법 제84조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철회하길 바란다”면서 “검찰은 항고를 통해서 헌법 제84조에 대한 해석을 대법원에 요청할 것을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헌법 84조는 새로운 재판을 위한 대통령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며 “권력의 바람 앞에 미리 알아서 누워버린 서울고법 판사의 판단은 두고두고 사법부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 재판 중지법’이라고 규정하면서 “레임덕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입법 독재의 올가미로 법원 손발을 묶어두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 헌법재판관 후보군으로 이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가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국회를 입법 독재 도구로 사용했던 것처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사법 독재의 도구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서울고법의 부당한 헌법 제84조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싸우겠다”며 “이 대통령은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기를 바란다. 재판에 임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통령의 권위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