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2기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원내대표 출마에 나선 김병기(왼쪽),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원내 사령탑으론 4선 서영교 의원과 3선 김병기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짙은 인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서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김 의원은 수석사무부총장과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모두 ‘李정부 성공 뒷받침’ 자임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원내 사령탑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부터 내놓는 모든 정책과 과제들은 충분히 저희와 검토한 내용”이라며 “(정부에서) 그것을 내놓는 즉시 바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개혁 동력이 가장 강한 1년간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하게 된다”며 “최고의 당정의 관계를 구축해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정말 차질 없이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입법 속도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생 입법에 관해서는 패스트 트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서 의원이 발의한 가맹사업법,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 등도 당정 협력을 통해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내란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과정에서는 검찰 개혁, 사법 개혁 그리고 방송 개혁, 언론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방송법 개정안 등을 재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 장차관과 민주당 의원들 간 소통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게 두 후보 공통 공약이다.
여야 위치가 바뀐 상황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은 모두 자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야당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서 의원은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해서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여야가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이 세상에 실현해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그리고 상임위 대표가 야당과 함께 합의하는 일들을 해내서 여야가 소통하며 함께 국민을 위한 법안·정책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 국가에서 야당은 두 날개 중에 한 날개일 수밖에 없다. 저는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정치 복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선 김 의원과 서 의원 모두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내란 종식은 국회가 주도해야 된다”며 “제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모든 상임위원회는 물론 특별위원회, 청문회 등 국회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자들이 절대로 두 번 다시 사회에서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 의원 역시 “이제 내란을 종식시키고 그리고 경제를 살려야 할 때”라며 ‘내란’ 종식을 차기 원내대표의 가장 큰 책무로 꼽았다.
이번 토론회에서 두 사람은 의원들 표심을 얻기 위한 구애 공약을 내놨다. 서 의원은 비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을 위한 관사 검토, 교통비 지원, 상임위 배려를 공약했다. 김 의원도 의원들 간 소통을 늘리기 위한 예산 확대를 시사했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권리당원의 표심이다. 민주당은 당직·국회직 선거에서 당원 주권을 강화한다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부터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기로 했다. 권리당원 가운데는 친명 비중이 높지만 후보 두 명이 모두 친명으로 분류돼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두 후보도 온라인 등을 통해 일반 당원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권리당원 투표는 총 투표수의 20%로 환산되는데 의원 33~34명(민주당 총의원수는 167명에 해당하는 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