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국 옥중 인터뷰…"李 대통령, 성공한 메르켈의 길 가시길"

정치

뉴스1,

2025년 6월 12일, 오전 05:30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수감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오는 2026년 12월 15일이다. 2024.12.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12일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독일 최고의 총리로 평가받는 메르켈의 길을 가시길 빈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0일 보내온 뉴스1과의 옥중 서면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는 취임선서에서 민생·경제·안보 전반의 복합위기를 진단했고 그 인식은 정확하다. 이제는 내란세력 척결과 동시에 경제위기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의 사면·복권 문제를 놓고 "사면권은 헌법상 오롯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독방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구상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을 "무도하고 무능한 정권"으로 규정하며 "이승만의 극우, 박정희의 군 동원, 이명박의 탐욕, 박근혜의 무능을 모두 합친 정권이었다"고 혹평했다.

또 민주당과의 관계를 "혁신당과 민주당은 우당(友黨)"이라며 "중도보수 정당을 자임한 민주당이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우리가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당 창당 후 1년간 활동에 대해 "정권교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며 "주거, 돌봄, 의료 등 민생을 강화하고 비정규직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큰 힘을 쏟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조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뉴스1에 보내온 서면 인터뷰 답변서. 2025.6.1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이재명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제1과제는.
▶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지명자는 "제2의 IMF" 위기 상태라고 말했다. 정확한 사태 파악이라고 본다. 내란 세력 척결은 현재 진행되는 재판과 곧 발족할 특검에 의한 수사로 이루어질 것이다. 검찰개혁도 제도적으로 매듭을 지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국내외적 경제위기 극복이라고 본다.

- 이재명 정부, 민주당에 대한 협력과 견제의 균형점은 어떻게.
▶ 조국혁신당은 여당이 아닌 야당인데, 여당인 민주당과는 '우당'(友黨) 관계이다. 호남지역 재보선에서 경쟁이 있었지만, 생산적 경쟁이었다. 내란완전종식 및 책임자 처벌, 윤석열-김건희 국정농단에 대한 철저한 규명, 민생 회복과 경제위기 극복 등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 금융투자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정책에서 발생한 이견은 유지되고 있다. '중도보수정당'을 자임한 민주당이 너무 오른쪽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조국혁신당이 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현 국면에서는 크게 같이 가야 한다.

- 2년 반 만에 탄핵으로 막을 내린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 무능력함, 무책임함에 대해서는 첨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민주와 민생, 경제와 안보 모든 것을 망친 정권이었다. '보수'라고도 부를 수 없는 정체성과 행태를 보여주었다. 역대 보수정권의 최악을 모두 모아놓은 정권이었다. 이승만의 극우 이데올로기, 박정희의 군부 동원, 이명박의 탐욕, 박근혜의 무능… 이에 더하여 대통령의 음주와 대통령 부부의 무속 의존이 있었다.

- 사면·복권 대상이 될 거라는 예측에 대해선.
▶사면권은 헌법상 오롯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특정 시기·특정 사건의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직성을 사후적으로 교정하기 위한 헌법적 장치이다. 그러나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저는 독방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구상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 조국혁신당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은.
▶조국혁신당은 창당 시부터 "검찰독재 조기종식", "3년은 너무 길다"를 외쳤고, 총선 이후에는 선도적으로 "윤석열 탄핵"을 주장했다. 신생 소수정당이지만, 정치공학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만 믿고 가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제1당인 민주당과 긴밀히 협력했고, 최종적으로는 탄핵을 이루어냈다. 제3당이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 독자후보를 내지 않았고,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 당원이 뛰었다. 이상의 점에서 조국혁신당은 1차로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는 새로운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사견으로는 주거, 돌봄, 의료 등 민생을 강화하고 비정규직의 인권을 보장하는 데 큰 힘을 쏟았으면 한다.

- 본인이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정부에선 검찰개혁이 성공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1단계 검찰개혁을 완수했고, 그 후 2단계 과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직접수사권 축소, 공수처 설치, 경찰 국가수사본부 신설을 이루었다. 당시는 여소야대였다. 수사와 기소 분리는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검찰 직접수사권을 축소하는 수사권 조정조차 반대에 부딪혔다. 이상을 외면하고 "왜 그때 하지 그랬냐"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모든 개혁은 '이어달리기'로 이루어진다. 이재명 정부는 4·10 총선 승리로 여대야소의 환경에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 천재일우의 기회다.

- 문재인 정부의 개혁 중 12·3 비상계엄 정국에서 의미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먼저 많이 잊힌 개혁으로 2018년 9월 '위수령' 폐지가 있다. 위수령은 계엄과 달리 국회의 해제 의결이란 장치가 없다. 발동만 하면 되는 것이다. 위수령을 폐지하지 않았다면, 윤석열은 이것을 발동하여 군대를 동원했을 것이다. 둘째,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를 금지한 것이다. 이 개혁이 없었다면 국정원은 윤석열의 내란을 뒷받침했을 것이다. 셋째, 작은 규모이나마 공수처를 신설하고, 경찰 내에 독립적 수사기구로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한 것이다. 당시 법무부가 설계한 공수처 안은 새누리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에 부딪혔고, 바른미래당의 동의를 얻기 위해 대폭 축소되어 통과됐다. 이 두 조직이 없었다면 심우정 검찰총장이 검찰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갔을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 현시점에서 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대통령을 '법살'(法殺)하려는 검찰의 의도는 집요했다. 윤석열이 탄핵당하지 않고 정권교체도 없었다면 이 대통령도 어떤 결과를 감당해야 했을지 모른다. '조희대 대법원'의 대선 직전 선거 개입 판결을 상기해 보라. 감히 말하건대, 이 고통을 나만큼 절절히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되셨는바, 꼭 성공하길 빈다. '중도보수'를 언급하셨던바, 독일의 대표적 보수정당 '기독교 민주당' 출신으로 최고의 총리로 평가받는 메르켈의 길을 가시길 빈다. 5년 뒤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시리라 믿는다. 미력이나마 보탤 것이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뉴스1에 보내온 서면 인터뷰 답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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