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에 참석해 나란히 서 있다. 2025.6.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번 선거에서는 개혁안을 둘러싸고 구(舊)친윤계와 친한계 간 계파 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중립지대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갑작스런 의총 취소에 술렁인 국힘…"언로 차단" "필요성 없어"
12일 야권에 따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11일) 오후, 김 위원장의 거취와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예정돼 있던 의원총회를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논의된 다양한 의견은 16일 선출될 새 원내지도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잔류에 반대하던 당내 기류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의원총회를 통해 김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해 왔지만, 전날 재선 의원 다수가 김 위원장을 지지하면서 원내 여론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자 권 원내대표가 의총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의총 취소 공지 직후 페이스북에 "오늘 사전 협의도 없이 의원총회가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의원총회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 및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 과제별 의원총회 개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친한계 재선 의원은 "불리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이상하게 넘어가려는 생각으로 의총을 취소한 것 아니냐"며 "의원들의 언로를 막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구친윤계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사퇴 의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의총을 열어 혁신안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오는 30일 임기 종료와 함께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을 퇴장시키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김도읍·송언석·김성원 하마평 무성…개혁 화두될 듯
자연스럽게 관심은 차기 원내지도부로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거취는 물론, 전당대회 전까지 개혁 방향의 키를 새 원내지도부가 쥐게 되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개최 시점 및 방식 등도 사실상 원내대표 손에 달려있다.
현재로선 하마평만 무성한 상황이다. 원내대표를 지낸 5선 김기현·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4선에서는 김도읍·박대출 의원이, 3선에서는 김성원·송언석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도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저의 쓰임새가 있다면 한번 고려해 볼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력 후보로는 구친윤계의 송언석 의원이 떠오르고 있다. 친한계나 소장파 측에서는 조경태·김성원 의원 정도다. 계파색이 옅고 당내 신망이 두터운 김도읍 의원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 사흘 전인 13일 실제 후보로 누가 등록하는지에 따라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계파별로 대표 후보가 나와 정면 대결을 펼칠 경우 구친윤계가 우세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친한계가 김도읍 의원을 물밑 지원해 세력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친한계 의원은 "김도읍 의원의 결심에 따라 선거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인 만큼, 당 개혁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도 예상된다. 구친윤계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상징하는 조치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친한계와 개혁파는 윤 정부 실패와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구친윤계의 2선 후퇴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내대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만 봐도 이번 선거에 걸린 정치적 무게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향후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