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 전 원내대표)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문을 읽다가 해당 발언이 끝나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감정이 복받친 듯 박 의원은 이후 계속해서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탄핵과 파면, 대선까지 진행됐던 긴박한 상황을 언급하면서 그는 다시 또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인 당사에는 박 의원이 등장하기 전부터 지지자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박 의원이 출마 선언문을 읽는 중간중간 힘찬 박수와 '박찬대'를 연호하며 응원했다.
박 의원은 이번 국회 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로 이재명 대통령과 약 1년간 호흡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파면 그리고 이어진 대선 승리까지 안정적으로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박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특히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선 출정식에서 신었던 신발과 동일한 모델을 신고 이날 출마선언식에 등장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의 부재'는 참 어려운 숙제"라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금세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2022년 대선 때 이 후보 캠프의 수석대변인이었고 그때부터 대선 패배, 단식, 구속 위기, 테러 등 이재명의 위기는 곧 박찬대의 위기였고 국회의원과 당 대표 출마, 그리고 연임 등 이재명의 도전은 곧 박찬대의 도전이었다"라며 "제가 원내대표로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이끈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늘 곁에는 이재명이라는 큰 나무가 든든히 서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당의 모든 역량 집중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지원 △검찰-사법-언론 개혁 완성 △야당과의 협치, 무리한 요구는 차단 △모바일정당플랫폼 구축 검토 △내년 지방선거 압승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에서 사퇴하며 마지막 회의를 주재했던 지난 4월 9일 당시 원내대표였던 박찬대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 2025.4.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효능감 있는 개혁으로 진짜 중도 확장…정청래와 멋지게 경쟁"
특히 "올해 안에 검찰, 사법, 언론 3대 개혁 모두 입법 성과를 내겠다"며 "실체도 없는 중도병(病), 역풍교(여론 역풍을 우려해 개혁에 소극적인 점)를 극복하고 효능감 있는 개혁으로 진짜 중도 확장을 이루겠다"고 힘 있는 여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4선의 정청래 의원과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갈등 양상이 보이는 것을 의식한 듯 박 의원은 "경쟁을 벌이게 될 상대를 신뢰하고 당원들의 자정능력, 집단지성의 힘을 전적으로 믿는다"며 "약속한 대로 멋지게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당권 경쟁이 아닌 역할 경쟁이어야 한다"며 "승패만 가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과정으로 규정하고 경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두 사람 외에 출마를 저울질하는 인물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내달 15일 예비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지역별 순회 경선은 다음 달 19일 충청에서 시작해 △20일 영남 △26일 호남 △27일 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선거인단은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구성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신임 당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 1일까지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