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전격 지명하면서 1기 내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첫 장관 인선은 공약 실천 의지와 함께 인공지능(AI) 지원·육성 및 내란 극복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23일) 이재명 정부 1기 국무위원 11명을 지명하고, 국무조정실장에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을 내정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12명 중 절반 가량이 현역 의원이거나 정치권 인사들이지만, 기업 출신과 노동조합 간부 등을 두루 발탁하며 전문성과 유능함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최우선으로 공들이는 'AI 3강' 도약 뒷받침을 위해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설된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임명한 데 이은 파격 인사로, AI 산업 육성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명한 것 역시 'AI 올인' 기류를 방증한다. IT 전문가인 한 후보자는 AI 등의 분야에 있어 스타트업 육성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AI 등 IT 업종 전문가들이면서 동시에 기업 출신이란 점에서 이 대통령이 방점을 찍은 '성장주의' 철학과도 부합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업 출신이 적극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민관의 벽을 허물고,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경제위기 상황과 5년 후, 10년 후의 먹거리가 눈에 안 보인다는 두려움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첫 장관 인선을 단행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기업인 출신을 발탁하는 등 '유능함'을 우선시 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신임 국무조정실장 인사를 발표했다. 후보자 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외교부 조현 ▲통일부 정동영 ▲국방부 안규백 ▲국가보훈부 권오을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환경부 김성환 ▲고용노동부 김영훈 ▲여성가족부 강선우 ▲해양수산부 전재수 ▲중소벤처기업부 한성숙 등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경제·산업 분야에 AI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인재들을 배치한 이 대통령은 '유능함'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실용주의 인사 철학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특히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깜짝 인사'는 공직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전 정부 인사라도 실력과 새정부 철학에 부합한다면 기용하겠다는 방침은 전 정부에서의 약진으로 이른바 '부역자'로 비쳐온 '늘공'(직업공무원)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에 공개적으로 반대·사죄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송 장관 유임은 '내란 청산' 기조에도 부합하는 인사로 꼽힌다. 최초의 민선 국방장관 후보자(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명 역시 이와 발맞춘 인선으로 해석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송 장관의 유임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밝혔다.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에는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이 발탁됐다. 송 장관과 마찬가지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실력 위주, 실용주의 인사로 해석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에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후보자를, 해양수산부 장관에 부산 출신 전재수 의원을 지명한 것은 강력한 공약 실천 의지 천명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향후 주 4.5일제와 노란봉투법 등 노동 개혁 입법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 후보자는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을 속도감 있게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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