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탑재 '한국형 타우러스', 무장 분리 비행시험 성공

정치

이데일리,

2025년 6월 25일, 오후 03: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의 ‘안전 분리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이 시험은 항공기에서 유도탄이 분리될 때 항공기의 구조물 또는 외부 장착물과 간섭이 없는지, 분리 시 항공기 반응 특성이 임무 성능을 저해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하는 중요 과정이다.

한국형 ‘타우러스’로 불리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은 향후 한국형전투기 KF-21에 탑재돼 전쟁 초기 적 후방의 핵심표적을 장거리에서 정밀 타격하는 전력이다.

FA-50 항공기에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안전분리 비행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지난 23일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진행된 이번 안전 분리 비행시험은 아직 시험비행 중인 KF-21 전투기의 안전성을 고려해 먼저 이 보다 체급이 작은 FA-50 경(輕)전투기에 시험용 분리탄을 탑재해 진행됐다. 이번 시험은 지난 4월부터 약 3개월 동안 31회의 비행을 통해 △플러터 △조종 안전성 △하중 △항공전자 △환경시험 등의 항공기 연동 비행시험을 거쳐 이뤄졌다.

FA-50 항공기에 기존 중거리급 공대지 무장인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뿐만 아니라 고중량의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FA-50 수출에도 핵심 무장 옵션으로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대공 무장 먼저 탑재하는 것으로 개발 중인 KF-21은 2027년께 공대지 무장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개발 프로젝트의 정식명칭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2차 사업’이다. 1차 사업은 독일 ‘타우러스’를 수입해 F-15K에서 운용하고 있다. 2차 사업은 KF-21에 탑재하기 위한 것으로 전쟁 초기 적 후방의 핵심표적을 장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 미사일을 국내기술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 목표는 독일 타우러스와 동급 또는 우위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타우러스는 최대 사거리가 500㎞에 달해 대전 상공의 전투기에서 발사해도 평양의 북한 지도부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돼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고, 군용 GPS까지 장착해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 반경 3m 이내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FA-50 항공기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안전분리 비행시험을 위해 임무 공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방위사업청은 2018년부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2차 연구개발사업에 착수해 2019~2021년 탐색개발을 통해 스텔스 설계와 정밀 유도항법 기술 등을 적용한 평가를 완료했다. 2022년부터는 유도탄 작전운용성능 구현을 위한 체계개발에 돌입해 이번 안전분리 비행시험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이번 안전분리 비행시험 성공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개발 성공의 중요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독자적 항공유도무기 개발을 위한 국내 기술역량을 입증한 사례”라면서 “향후 KF-21 전투기에 장착될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실현은 물론, KF-21과 유도탄의 패키지형 수출로 해외시장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FA-50 항공기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안전분리 비행시험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