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려"...조수미, 李대통령 질문에 김혜경 여사 손 꼭 잡더니

정치

이데일리,

2025년 7월 01일, 오전 07:0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성악가 조수미 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너무 기쁘다. 든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조수미 성악가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그라스’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 씨에게 이 대통령은 “제가 하나 궁금한 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씨는 “떨려”라며 이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에게 “손 줘봐”라고 말한 뒤 김 여사의 손을 꼭 잡았다. 조 씨와 김 여사는 고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뒤 “조수미 선생님 같은 경우는 타고나는 건가, 아니면 공부하고 노력해서 갈고 닦은 건가, 아니면 두 개가 합쳐진 건가”라고 물었다.

조 씨는 “사실 예술 부분에선 타고난 게 중요하긴 하다. 특히 성악 부분에선 목소리나 음악성, 카리스마 같은 건 공부를 열심히 해도 바꿀 수는 없다. 타고 나면 정말 좋다”며 “근데 지지 않고 버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 누구도 외국어로 된 악보를 외워주지 않는다. 외국어로 노래한다는 것, 노래뿐만이 아니라 그 음악이 쓰여진 그 시대의 시인들, 철학까지 알고 노래해야 그 나라 사람들이 인정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양에서 온 사람들, 미국에서 온 분들, 남미 성악가들 보면 유럽에서 태어나고 유럽 무대에 선 아티스트들보다 10배, 100배 더 노력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조수미 성악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에 이 대통령은 “사실 우리나라 예술 교육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며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언급했다.

‘엘 시스테마’는 마약, 폭력 등 위험에 노출된 환경의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범죄를 예방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그걸로 위대한 예술가가 되지 않겠지만 기회를 한 번 주는 거다.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갖고 있는지 모르고 평생 살 다 그냥 갈 수도 있지 않나. 근데 한 번의 기회를 만들어줘서 내 안에 가능성을 한 번 탐색해 볼 기회를 주는 거, 이게 우리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시장을 지낸) 성남시에선 그걸 몇 군데, 조금만 해 봤다. 근데 돈이 좀 들긴 하더라. 악기나 교육 비용이 상당히 들긴 하는데, 그런 것들을 국가 차원에서 한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제가 늘 생각하는 게 certain artist(특정 예술가) 한 사람이 그 나라에서 태어나면 그 사람이 그 나라의 국격을 높인다. 한 아티스트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제가 관심 있는 부분은 우리 국민 전체의 문화적인 수준이나 교양이 높아졌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부산에서 이번에 콘서트홀이 지어졌는데, 축하하기 위해서 시민 공원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돗자리 깔고 가족끼리 와서 먹고 즐기면서 정명훈 선생님이 하는 지위, 제가 하는 노래, 3만 명이 넘게 왔다. 그분들이 다음 날 ‘너무 행복했다’, ‘이제 월요일에 다시 즐겁게 일하러 갈 수 있겠구나’라고 말했다”며 “지금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그게 한 학생의 소질이나 음악적 수양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악기나 합창단과 같이 노래하면서 춤추면서 그들이 어른이 됐을 때 예술에 대한, 음악에 대한, 삶에 대한 기쁨과 하나의 빛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조 씨는 “(이 대통령이) 말씀해주신 거, 저는 100% 환영하고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안 불안하시죠?”라고 물었고, 조 씨는 “저는 지금 너무 기쁘다. 든든하다”라고 답했다.

조 씨 외에도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1등 상을 거머쥔 허가영 감독, 발레리노 박윤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