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토론회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성 친명’을 자부하는 두 의원은 당대표 후보 등록일(7월10일) 전 마지막 일요일인 6일 나란히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당원 표심이 70%(국민 여론조사 30% 별도)가 반영되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호남 표심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관련해 국회 측 대리인단과 함께 집필한 ‘국민이 지키는 나라’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북콘서트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진행한 이후 두 번째다. 정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이 맡는 탄핵소추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대선 당시 골목골목 선거대책위원회 광주·전남 위원장을 맡으며 호남 구석구석을 다니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당시의 경험을 살려, 지역 곳곳을 다니며 당원들과의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대선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 유세에서 집중하며 호남에서의 선거운동이 정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박 의원은 지난 5일부터 1주일 간 ‘호남살이’에 나섰다. 그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지역을 지원하느라 호남인들과 직접 대면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했다”며 “민주당 심장의 일원, 명예 호남인이 되겠다는 각오로 지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호남살이 각오를 다졌다. 그는 호남 지역을 순회하며 ‘당원 토크 콘서트’를 연이어 개최하며 호남 당원들과의 접촉 빈도를 높이고 있다.
화합 선거를 자부한 상황이지만, 신경전도 수면 위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의원들 민심에서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박 의원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자, 정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의원은 짧고 당원은 영원하다. 의원과 당원이 싸우면 끝내 당원이 승리한다”고 적었다.
두 후보 간의 경쟁은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청래·박찬대 의원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를 조사한 결과 정 의원 32%, 박 의원이 28%로 각각 집계됐다. 40%는 의견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만 놓고 보면 정 의원이 47%, 박 의원이 38%였고 의견 유보는 14%였다.
접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 의원 모두 당원들에게 강성 이미지를 부각하려 노력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전후로 각각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으며 원내에서 윤석열정부와의 강력한 투쟁을 이끌었던 자신의 활약상을 당원들에게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강성 당원들의 최대 관심사인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경쟁적으로 ‘9월 내 입법’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잔여임기인 내년 8월 1일까지 민주당을 이끌게 될 당대표 선거는 10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양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정 의원 측은 당원들의 지지세를 바탕으로 현재의 우위가 지속·확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박 의원은 호남 당원 토크콘서트에서 “경선이 본격화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