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취재) 2022.7.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과 비상계엄, 탄핵에 대한 사죄문을 당헌·당규에 명시하겠다는 혁신안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방인 대구·경북(TK)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당 안팎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13일 야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9%로, 더불어민주당(4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건 4년 8개월 만이다. TK에서도 국민의힘 27% 민주당 34%로,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는 격차를 보였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TK에서조차 민주당에 밀린 건 당내 분열에 대한 핵심 지지층의 반감 때문"이라며 "전통 지지층일수록 실망감이 더 크고 반응도 빠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허우적거리다가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존재감 희미…청문회서도 반사이익 못 챙겨"
야당 무대인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은 별다른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이 전문가는 "청문회는 여권 지지율이 흔들리기 쉬운 시기인데도 야당이 정부·여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이 당연한 결과라는 자성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새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있는데 우리는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며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면 보수 민심 이반이 뚜렷하다. 이대로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민주당이 43%,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좌초 위기 끝에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는 1호 안건으로 사죄문 당헌·당규 명시를 제시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히며 전 당원 투표를 부치는 것조차 불투명하다.
구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사과는 지도부 차원에서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금 와서 과거로 회귀하는 게 혁신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호 혁신안인 최고위원 폐지와 당 대표 단일지도체제 채택도 비대위 의결이 필요한 사안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다. 특히 친한(한동훈)계에서는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혁신위는 과거와의 절연이라는 방향성은 잡았지만, 내부 저항에 부딪히며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혁신안은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이어서 새 지도부가 수용하지 않으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혁신안은 내부 반발…전당대회, 기대보다 피로감
다음 달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낮다. 당권 주자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장동혁 의원 등이 거론되며 '대선 경선 리턴매치' 양상을 띠고 있다. 당 안팎에선 "완전히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지도부는 전당대회 1인 1표제 같은 민심과 동떨어진 논의만 하고 있다"며 "구주류의 2선 후퇴, 차기 총선 불출마 같은 결단이 없다면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에 대해서도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범위를 넓히지 말고 필요한 부분만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요구해야 민심에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