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힘 내부 반발에 정면돌파…“혁신을 구걸하나”

정치

이데일리,

2025년 7월 13일, 오후 04:53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본인이 제안한 혁신안에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정면돌파에 나섰다. 그는 당이 위기에 빠진 8가지 원인을 제시하며, 관련 인사들의 사과가 없으면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당원 소환제 요건을 대폭 완화해, 이들이 소환 대상 1순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왼쪽부터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사진 = 이데일리 김영훈 방인권 기자)
◇‘당이 망한 8가지 이유’와 함께 꺼내 든 ‘당원 소환제’

혁신안 발표 이후 당내에서 잇따른 반발이 터져 나오자, 윤 위원장은 ‘당원 소환제’를 꺼내 들었다. 기존에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일부 직책만 해당되던 소환 대상을, 당 소속 선출직과 당직자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소환 요건까지 완화해, 당심과 괴리된 인사들에 대한 제재 권한을 당원에게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또 국민의힘이 위기에 처한 8가지 핵심 사유도 제시했다. 그는 △과거 단절 실패 및 대선 패배 △대선 경선 당시 새벽 3시 후보 강제 교체 △단일화 약속을 어긴 후보의 당원 배신 △계엄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관저로 몰려간 40명 의원 △전임 당 대표의 당원게시판 사태 수습 실패 △총선 공천과정에서의 규정·관행 무시 △특정 인물 당대표 선출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및 연판장 논란 △대통령 비호 속 국정 왜곡 방치 등을 들며, 관련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특정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윤 위원장이 지목한 사안은 김문수 전 후보, 권성동·권영세 전 지도부, 한동훈 전 대표, 친윤(親윤석열)계 의원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모두 까기’인 셈이다.

◇“사과가 필요없다? 당 떠나라” 직격

그는 과거 잘못을 반복하는 이들이 당원소환제의 1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만약 사과는커녕 당이 새로워지는 걸 가로막고, 더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은 전광훈 목사가 광장에서 던져주는 표에만 의존해 정치하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이런 분들을 믿고 계엄을 했을 것이고, 이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당원들의 칼이 있을 것이며, 그런 분들이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당내에서 혁신위의 인적 쇄신안을 둘러싼 불편한 기류가 수면 위로 떠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논란 당시 당론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보였거나, 계엄 직후 관저로 향한 의원들의 책임 소재가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40명이 윤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관저로 몰려갔고, 그 장면이 사진으로 박제돼 당에 공격 명분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안 두고 친윤·영남 ‘이견’…개혁파 ‘혁신 부족’

한편 혁신위는 1호 혁신안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당내 전횡 방치에 대한 사과, 강제 단일화 사태, 계파 갈등 등에 대한 사과를 담은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혁신안에 대한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친윤계 등 당 주류는 반발하고 있다. 같은 날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윤 위원장은 출중한 능력과 훌륭한 인품을 지닌 분”이라면서도 “인적 청산을 먼저 언급한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 같다. 혁신위가 특정 계파만 몰아내려 한다면 필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가 책임 주체이자 개혁의 주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 영남권 의원은 윤 위원장이 당헌에 과거 단절을 위한 조항을 넣는 것에 대해 “그 방향성에는 동의하고 있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긍정 평가했다.

다만 당내 개혁성향인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해당 혁신안에 대해 “국민이 보기에 이제 와서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는 게 혁신안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며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은 인적 청산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지금 혁신위원회는 거기에 대한 기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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