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SNS에서 “계엄 해제 당일 아침, 권 의원은 ‘한 대표의 즉각적인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는 취지로 항의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비대위원장은 “물론 계엄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 저 역시 이번 계엄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수차례 이야기했을 뿐 아니라 비대위원장 취임직후 최초로 사과한 바도 있다”며 “다만 여당이라면 책임 있는 당국자의 설명을 듣고 해제 등의 입장을 정하는 게 옳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엄 11일 만에 탄핵에 찬성한 것도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며 “2024년 12월 14일 자 탄핵소추안은 계엄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 한번 없이 신문기자 수십 장만을 근거로 한 부실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조기 대선으로 갈 경우 이재명 후보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결과가 뻔한 상황이었다”며 “계엄 해제 때와 마찬가지로 한 전 대표의 이 결정도 당과 나라를 위한 게 아닌 그저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이 어려움에 빠진 건 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시작점”이라며 “총선 참패가 당의 위기를 가속화했다는 비판도 많은데, 한 전 대표는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전 대표는 앞서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후보 교체 시도의 정당성을 연일 항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만약 권영세 의원 작전이 성공해 내란혐의 대상자로 수사받게 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억지로 대선 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 비대위원장은 “한덕수 전 총리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다면 진짜 내란당이 됐을 거라는 주장도 말문이 막힌다”며 “지난 4월 24일 경선 중반에 ‘한 총리와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고 글을 올렸는데, 한 전 대표는 내란 세력과 머리를 맞댔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권 비대위원장은 “말이 나온 김에, 재임 당시 발생했던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선 왜 침묵만 지키고 있나”며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 비난 글을 올렸다는 사실에 의혹을 돌리는데, 왜 딱 잘라서 부인하지 못하나”라고 문제 삼았다.
그는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많은 분이 당원게시판 사건을 당무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 내부의 허물은 덮고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감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당의 혁신을 위해 3년의 과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 이 문제 역시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