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현재 북한을 주적이라 하기 애매해…평화체제 나아가야"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후 10:24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의견에 "남북 화해의 평화체제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굳이 '주적'이라는 20~30년 전 용어를 지금 다시 쓸 필요가 있나"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주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참 애매한 점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권 후보자는 "김정은 말에 꼭 대응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적이다 그런 것을 떠나서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험한 말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바로 맞대응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대처 상황"이라며 "싸움이 나면 싸워야 할 상대도 북한이지만 평소에 우리가 말을 가지고 서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질타에 나섰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북한을 주적이라고 주저하는 보훈부 장관 후보를 이재명 정부 첫 보훈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하냐. 굳이 이렇게 하면서 보훈부 장관을 해야겠냐"고 지적했다.

정무위 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호국 유공자들은 대다수가 6·25 전쟁 또는 북한의 도발 침략에 맞서 싸우면서 희생이 된 분들"이라며 "직접 담당하시는 업무가 북한과 싸우다가 희생되신 분들을 모시는 것이다. 유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자는 이후 마무리 발언에서 "말미에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며 "위원님들의 애정 어린 충고를 겸허하게 수용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또 부족한 부분은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부족하지만 보훈부 장관이 된다면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깊이 새겨 보훈 대상자가 예우와 존경을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권 후보자의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권 후보자가 자당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면서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점을 문제 삼으며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 꿀 빠는 인생이란 비아냥도 나온다"고 말했다.

추 의원도 "권 후보자는 보훈 경력이 하나도 없다. 보훈부가 보은부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상훈 의원은 "걸어온 정치적 궤적을 보니까 굉장히 민망할 정도로 '철새'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공세에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의 권 후보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첫 번째로 맞이할 큰 행사는 광복절"이라며 "지난해 예산 심사를 해서 국무총리실과 보훈부를 통해 굉장히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고 했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다른 어떤 부처보다도 대한민국의 정기, 역사적 정신 이런 것들을 확고하게 정립하는 데 있어서 국가보훈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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