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불려간 윤희숙 "쇄신 없이 다구리"…다시 직격탄

정치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후 02:50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현역 의원 4명을 콕 찝어 거취 결단을 요구한 것을 두고 당이 극심한 내홍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친윤(친윤석열)께를 중심으로 '내부 총질' '자해 행위'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는가 하면 당 지도부는 윤 위원장을 불러 우려를 표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를 '다구리'(몰매)라고 표현하면서 충돌로 번지는 양상이다.

윤 위원장은 17일 그간 발표한 혁신안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보고한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 결과는) 다구리(몰매)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 회의 안에서 당이 쇄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은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들과 공감대 없이 개인 자격으로 외부에 말을 하면 결국 당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혁신위원들과 사전에 일절 공유 없이 공개 발언을 한 점에 대해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인사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발표해달라"는 불만도 나왔다고 한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 안건은 내부 의결을 거친 뒤 공식 절차에 따라 제출해달라" "최소한 혁신위와 상의는 하고 발표했으면 좋겠다" "당에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강한 경고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혁신위 의결을 거친 공식 안건이 아니라, 위원장 개인의 의견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나는 안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 최종 결정은 비대위가 내리는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도 함께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의 '다구리' 표현에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도가 지나치지 않나"고반박했다.

윤희숙 "혁신안 아닌 개인 의견"…당사자 "자해행위" 반발
사건의 발단은 전날 윤 위원장이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 비대위원장을 지목해"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로 밀어넣고 있다"며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도부 일각에선 "청문회 정국 한복판에 폭탄을 던졌다"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당 주류에서도 "과하다" "혁신위가 자기 장사를 한다" "의정 경험이 2년도 안 되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중진들에게 용퇴를 요구하냐"는 등의 불만이 감지된다.

용퇴를 요구받은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 이후 당 내부를 향한 무차별 내부총질이 하루도 끊이지 않는다"며 "우리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는 제발 그만 멈추자"라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저를 치라"며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고 썼다. 장 의원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 선거 때만 쓰고 버리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이라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적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다시 페이스북 글을 통해2004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차떼기) 당시 중진 의원 37명의 불출마 선언을 거론하며 "중진들이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거듭 주장했다.

혁신위는 오는 18일 추가 회의를 열고 4차 혁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당대표를 100% 국민투표로 선출하는 방안이나 2·3차 인적쇄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일 의원총회에서는 혁신안 수용 여부가 논의된다. 다만 윤 위원장이 인적쇄신 요구는 "개인 의견"임을 분명히 한 만큼, 핵심 의제는 당 구조 혁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비대위에 공식 보고된 혁신안은 △지도체제 개편△당대표 선출 방식 변경 △당원소환제 도입 등 세 가지에 그쳤고, 중진 용퇴 요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 체질 개선의 핵심인 인적청산론은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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