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칼날 쥔 李대통령…강선우·이진숙, 이번 주말이 분수령[통실호외]

정치

이데일리,

2025년 7월 19일, 오전 06:3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 시험대에 올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놓고 여야는 물론 지지층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의 결단 시점이 임박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1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일쯤 대통령에게 종합보고를 드리게 돼 있다”며 “이번 주말이 결단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과 정치권 반응, 여권 내 분위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릴 방침이다.

◇ ‘임명 강행이냐, 낙마냐’…대통령실 셈법 복잡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5급 신임관리자 교육생 특강하는 모습을 15일 SNS에 공개했다.(사진=뉴시스)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 모두 청문회 과정에서 야권의 강한 사퇴 압박을 받았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의혹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면서 “검증 잣대 1순위가 도덕성과 능력이 아니라 충성심과 보은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두 후보자를 포함해 ‘무자격 6적’의 거취를 비롯한 인사 검증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당 내부 사정도 단순치 않다.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금 여론으로는 단독 임명은 무리”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이 자칫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당정 관계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순수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자진사퇴가 맞다고 본다”면서 “이 후보자께서 대통령님께 그만 부담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 모임인 민주당보좌진협의회 역대회장단은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민보협 역대 회장단은 성명을 통해 “보좌진의 인격을 무시한 강 후보자의 갑질 행위는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조차 결여된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강 후보자는 즉각 사과하고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친이재명계 핵심 인사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지난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도 인턴 비서부터 비서관, 보좌관을 했던 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아픔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을 하고, 유감을 표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어야 되는데, 피해를 당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의견을 분명히 청취해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안이 있기 때문에 청문회 과정에서도 문제 제기를 했고, 국민 여론과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와 인사권자 이런 분들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능력 중심·국민 눈높이’ 인사 원칙 시험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그간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상황을 지켜봐왔다. 국민 여론에 따라 최종 판단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두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낙마 사유라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통령실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모든 이목이 이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간 “능력 중심, 국민 눈높이, 검증 통과”라는 인사 원칙을 밝혀왔다. 이번 인사청문회 후보자 인사는 여야 모두에서 반발이 있고, 지지층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섞여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특히 강선우 후보자는 민주당 출신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인사라는 점에서 사퇴 시 여권 내 후폭풍도 우려된다.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