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 “관세협상, 기업인 애 많이 써줘 기대 이상 성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메모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간담회는 순방을 앞둔 이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 성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기업들의 대미 투자·구매 계획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2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에게 “이번 관세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애를 많이 써준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사의를 표했다.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국과 같은 수준인 15% 상호 관세를 타결했는데, 기업의 각종 지원이 관세 협상 타결의 지렛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미국과의 관세 타결 시점에 임박해 ‘측면 지원’에 나섰다. 기업인들이 협상 장소에 직접 모습을 보이며 타결을 위해 적극 노력한 것은 이전에 미국과 관세협상을 한 일본·EU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달 31일 관세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관계 부처와 대통령실이 힘을 합쳐 움직였고, 우리 기업들 역시 조선업 등 협력 방안을 도출하면서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건너가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에 힘을 실었다. 한화그룹 내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의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국 투자를 넓히고 있다. 이재용 회장 역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급하게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미국에 반도체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 역시 자동차 관세 인하를 받아내고 한미 관세협상에 직접 힘을 싣고자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 재계의 대표 ‘미국통’인 류 회장은 그보다 앞서 일찌감치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내 주요 인사들을 만나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 불확실성 제거에 화답한 재계 “신산업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 “재계도 정부의 파트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발상을 전환해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실력 있고 젊은 창업인을 키워내기 위해 담보 대출보다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 관세 협상의 주요 의제인 조선업 협력에 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일명 ‘마스가’ 프로젝트는 이번 관세 협상 타결에 주요한 지렛대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됐다.
강유정 대변인은 “향후 우리 미래의 먹거리 문제나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언급한 과정에서 ‘앞으로도 조선업 관련 부분은 정상회담을 비롯한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제’라는 걸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만남 자체가 일본과 미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었기에 조선, 항공,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에너지, 핵심광물 등 서로 교류하고 협업할 부분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