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1층 농성장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막으려 지난 13일부터 당사 1층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전날도 당사 1층에서 잠을 잤던 김 후보는 현장 한켠에서 넥타이를 고쳐맨 후 기자를 맞았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부를 향한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강조한 김 후보는 “의석수로는 (범여권을)에 이길 수 없기에 광범위한 장외 세력하고 힘을 합쳐 투쟁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하는 의회 투쟁과 동시에 일반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 투쟁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민주당이 강행하고 있는 노조법 2·3조 개정안 및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 등 장내 투쟁이 아닌 장외 연합 투쟁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하루 지연 작전에 불과하다”며 “반대하는 청년·기업·자영업자 그리고 미국(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유럽(주한 유럽상공회의소)하고도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태극기’, ‘전한길씨’ 등 이른바 극우로 불리는 세력과도 연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같이해야 한다. 태극기 세력이 왜 나쁜가”라며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충성하는 세력이 무엇이 잘못됐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친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를 언급한 김 후보는 “김민웅 대표는 자신의 SNS에 ‘한미동맹을 파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민주당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지연), 진보당 등 극좌세력과도 연대한다”며 “우리는 이거 빼거 저거 빼고 어떻게 이길 수 있나”라고 연대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여당인 민주당과도 조율이 아닌 투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은 우리당을 해산하려고 내란특별법을 발의했고, 국민의힘 의원 45명의 제명시키겠다고 결의안을 냈다”며 “민주당이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데 우리는 당연히 싸워야 한다. 우리 목에 칼을 대고 죽이려고 하는데 협상이 필요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다른 당대표 후보(안철수·장동혁·조경태)와 비교한 자신의 강점도 “투쟁력”이라고 꼽았다. 그는 “3명의 후보 모두 이재명에 대한 투쟁을 말해야 하는데, 내부를 비판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입투쟁’이 아닌 진짜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찬탄(탄핵찬성파)가 주장하는 인적쇄신보다는 단합이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당 화합에 가장 우선순위를 뒀다. 그는 “따라오는 세력도 있고 그렇지 않는 세력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고려해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제명 등은)국민의힘 의석이 굉장히 부족하고 자칫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기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김 후보는 대선 패배 직후인 6월4일 해단식에서는 “앞으로 이런 식의 계엄은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 당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우리 대통령의 뜻이 당에 많이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김 후보의 발언을 고려하면 당시 입장이 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당시에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해체시키려고 하지도 의원들을 제명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때는 우리에게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얘기도 안 했다”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고, 우리가 해야 할 주요한 일의 방향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말살 협박으로 인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단 얘기다.
김 후보는 ‘당 내에서는 약속했던 한덕수 전 총리와의 대선 후보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있다’고 묻자 “당시에 (당이 했던 것은)단일화가 아니라 후보교체였다. 나를 아웃시키고 한 전 총리로 교체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내가 주도권을 갖고 단일화를 해야 하지 않나. 특히 선거와 관련된 당부는 선출된 후보가 우선권을 갖지 않나”라며 “이 사람들(당시 지도부)은 나를 후보로 인정하지도 않고, 사무총장을 교체 요청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들 마음대로 후보교체가 안된 책임이 왜 나에게 있나”라고 되물었다.
또 “한 전 총리는 후보로 등록하지도 않았고, 입당도 (후보)교체 약속을 받고 했다. 단일화 대상도 안 되는 것”이라며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는)질문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당대표 당선 후 즉시 내년 6월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이 최근 조승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지방선거기획단을 출범한 것을 언급하며 “이미 늦은 것 같다”며 불안감도 보였다.
김 후보는 “(당대표 당선되면)기획단도 만들고 인재영입도 바로 시작하겠다”며 “지방선거 공천을 4100개 정도가 되는데 방법과 시기가 다르다. 상향식 공천을 기본으로 하되 수도권, 강남, 강북 등 지역 특성을 고려해 반드시 이기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