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후 참석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야당과 잘 지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다수당이기 때문에 강자가 너무 세게 하면 국민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시절에는 당원 등과 자주 소통했지만 지금은 쉽지 않다는 식의 아쉬움도 드러냈다고 한다.
민주당의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이 인천에서 끝난 후 이날 낮 12시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했던 복수의 의원들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최근 국민의힘과 대화는 물론 악수도 거부하고 있는 정청래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 대표는 '내란세력 척결'을 강조하며 야당과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한 참석자는 "정기국회를 잘하라는 말씀이었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 앞서 의원들에게 정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정청래'를 세 번 선창하자 의원들은 후창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당정 원팀' 기조를 강조하며 오찬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랜만에 민주당 의원 전원을 보자 "전우들을 만난 거 같다"라거나 "보고 싶었다"는 등 친밀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은 "당대표를 할 땐 당원들과 소통도 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게 어렵다는 식으로 (이 대통령이 말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를 지내면서 당원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스킨십을 자주 했다.
이날 오찬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돼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이 대통령은 의원 전원과 한 명씩 덕담을 주고받으며 사진을 찍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정기국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무리 하며 손뼉치고 있다. 2025.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국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국회에서 개혁과제를 잘 추진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말만 많이 하는 것보다 결과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가 앞서는 국정을 운영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말씀 한마디에 수천만 국민의 삶이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죽을힘을 다해 국정에 임하고 있다"며 "의원 한분 한분도 책임이 정말 크다는 생각으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검찰개혁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 의원들은 "디테일한 그런 언급은 없었다", "그런 얘기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당내 최다선인 추미애(6선) 의원과 최연장자인박지원(83, 5선) 의원, 30~40대인 전용기·백승아 의원은 의원들을 대표해 발언자로 나섰다.
백 의원은 SNS를 통해 "여성의원 중 가장 어린 의원이라고 제게 발언 기회를 주셨다"며 "당도 정부와 한몸이 돼 국민주권정부를 완성하는 길에 굳건하게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페이스메이커가 되시겠다면, 저희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석세스메이커(success-maker)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도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했고, 많은 성과를 내서 국민께 희망을 주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해외순방 '전용기'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자신의 이름을 빗댄 농담을 곁들여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찬에서 한 발언이 담긴 영상의 일부를 게시했다.
영상에서 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이 대통령은 '페이스메이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많은 '트러블메이커'(troublemaker)가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님이 화내지 마시고 인내하시고"라고 말한다. 이에 현장에 있던 의원들이 폭소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처럼 오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식사는 가자미구이와 소갈비찜, 잡곡밥, 배추무 맑은국 등 한식으로 이뤄졌으며, 술 대신 '포도 주스'로 건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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