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8.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벼랑 끝 용병술'로 당의 대여(對與) 투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다음 총선까지 3년이 남았지만 '공천' 카드를 고리로 의원들의 자발적 투쟁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중진 활용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도부는 원내대표를 지낸 5선 나경원 의원을 '화약고'인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배치한 데 이어 대정부 질의에 중진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특검 수사 등 여권의 공세가 본격화하는 만큼 '투쟁 DNA'를 심겠다는 생각이다.
30일 야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이번 주 사무총장을 인선하는 대로 당내 의원들의 의정 활동 현황을 정량화하는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
당은 의원총회부터 상임위원회 참석률, 법안 발의·기자회견·토론회 개최 횟수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의정 활동 현황을 계량화할 예정이다. 지방선거나 총선 등 각종 선거 공천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깔아두겠다는 것이다.
당내 의원들의 대여 투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장 대표의 의지가 담긴 조치다.
장 대표는 전투력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의정 활동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도 "싸우지 않는 자는 배지를 떼야 한다.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전날(29일) 연찬회에서도 장 대표는 "예외 없이 싸우는 분들이 우대를 받는 정당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선 패배 이후 의원총회나 규탄대회 참석률이 저조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심리적 분당'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권에도 악재가 있었으나 그럼에도 정당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는 등 반사 이익조차 누리지 못했다.
아직 총선까지 3년이나 남았지만, 장 대표가 '공천'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8일 오후 인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특강을 듣고 있다. 2025.8.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중진 의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도부는 중진 의원들을 대여 투쟁 전선에 적극 배치할 생각이다.
나 의원이 법사위 간사를 맡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통상 상임위 간사는 재선 의원이 맡아왔던 점 등을 감안하면 다선에 원내대표까지 지낸 나 의원이 법사위 간사로서 역할하게 된 건그야말로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법사위는 본회의 상정 전 최종 심사를 맡는 곳인 만큼 그 중요도가 상당한 데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인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 김용민 의원이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당내에선 다른 다선 의원들도 상임위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는 점에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며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15일부터 4일간 이어지는 대정부 질문에서도 중진 의원들이 포문을 열 예정이다. 그간 국민의힘에서는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정부 질의에 나서왔다.
이에 장 대표는 전날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 "대정부 질문에 중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적극적인 대여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개원식은 참석하되 상임위원회 보이콧이나 장외 투쟁 등을 때에 따라 활용해 가며 여권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