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 張대표, 여론조사 20%p 뒤졌으나 당심 앞서 승리
지난 26일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투표에서 장동혁 대표는 전체 득표율 50.27%(22만302표)로 김문수 후보를 49.73%(21만7935표)에 신승을 거뒀습니다. 두 후보 사이의 득표차는 2367표이고, 득표율은 0.54%포인트(p)입니다.
다만 책임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장 대표는 책임당원 투표에서는 52.88%로 김 후보(47.12%)를 이겼으나, 여론조사에서는 39.82%에 그쳐 60.18%를 얻은 김 후보에 20%p 가까이 뒤처졌습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반영비중이 80%인 책임당원 투표에서 장 후보에게 밀리면서 여론조사의 압도적인 우세에도 결국 패했습니다.
선거인단 투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실시하기에 당심으로,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을 대상으로 진행되기에 민심으로 통상 해석합니다. 물론 여론조사는 역선택방지조항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 의견은 제외하니 완벽한 민심이라 하긴 어렵겠으나, 거칠게 요약해 중도보수 민심까지는 들어가 있다고 볼 수는 있겠습니다.
4명의 후보가 겨뤘던 본경선에서도 두 후보는 같은 양상이었습니다. 장 대표는 당심에서, 김 후보는 민심에서 앞섰습니다. 책임당원 투표는 장 대표 39.50%-김 후보 30.28%로 장 대표가 9%p 이상 앞섰고, 여론조사에서는 장 후보는 26.24%-김 후보 36.56%로 김 후보가 10%p 이상 앞섰습니다.
결국 장 대표는 민심보다는 당심에서 더 큰 지지를 받았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합니다. 실제 장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같은 반탄파(탄핵반대)인 김 후보보다 더 강력하고 선명하게 찬탄파(탄핵찬성파)를 공격하고 ‘윤어게인’ 등을 끌어안으며 당내 지지층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4,5차 전당대회서는 당심-민심 대체로 일치해
다만 이번 당대표 선거 결과와 달리 이전 전당대회에서는 당심과 민심이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당심과 민심을 모두 얻은 이들이 당대표나 대선 후보가 됐던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열린 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던 한동훈 전 당대표는 책임당원 투표에서는 62.56%, 여론조사에서도 63.45%를 얻어 전체 득표율 62.84%로 당시 당대표에 올랐습니다. 그 당시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고루 지지를 받았다고 해석을 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대선 후보를 결정한 지난 5월 5차 전당대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최종 결선투표는 김문수 후보와 한동훈 후보 맞대결로 진행됐는데, 최종 대선 후보로 선택된 김문수 후보는 당원투표에서도 61.2%대 38.75%로 앞섰고, 여론조사에서도 51.81%로 한 후보(48.19%)에 우세했습니다.
대선 후보 전당대회는 당대표 선출과 달리 여론조사 비중을 50%나 반영함에도 김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선택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8일 오후 인천 중구 용유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연찬회에서도 “당심-민심 괴리 연구할 필요”
국민의힘은 전국정당입니다. 당심-민심의 괴리가 달가운 상황은 아닐 겁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클수록 당의 정책과 활동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결국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금은 비상인 상황이라 당심이 더욱 뜨겁게 뭉친 것”이라는 설명도 있으나, 정치평론가들은 “국민의힘 주류 당원들이 중도보수냐 아니냐를 두고 싸우던 예전과 달리 극우화 됐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강연자로 초대받은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같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날 “주목하는 건 당심과 민심 괴리다. 저는 당원이 결정하는 게 맞다 생각하지만, (민심과)어느 정도 벌어져 있느냐에 대해서는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정당과 당원 인식차이가 보수정당 분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극우지수가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과를 언급하며 “따라서 장동혁 신임대표는 지지층을 배반하는 정치를 하셔야한다”며 “지금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승리는 당심의 결집을 보여줬으나 한편 민심과의 간극이라는 과제도 드러냈습니다. 동시에 당원들의 선택이 민심과는 다소 다른 방향임도 확인시켜준 듯 합니다. 민심과 당심 중 무엇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전국정당인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많이 고민해야 할 때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