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가고 부동산 온다'…여권발 악재에 '역전' 시도하는 국민의힘

정치

뉴스1,

2025년 10월 21일, 오후 01:46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민의힘이 여권발(發) 악재의 중심인 '부동산 이슈'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 프레임'은 조기에 털고 민생·경제 이슈로 정국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미 관세 협상,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국회 출석 논란,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태, 10·15 부동산 대책 등 여권을 둘러싼 악재가 잇따르면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해 전날(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52.2%로 전주 대비 1.3%포인트(p) 떨어졌고, 민주당 지지율도 0.7%p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에 힘입어 36.7%를 기록하며 0.8%p 소폭 반등했다. 한때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한 자릿수(9.8%p)로 좁혀지는 등 30%대 중·후반의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흐름 속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최근 면회한 것은 지지층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위험 요소는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여권발 소란 속 지난 17일 10분 남짓 진행된 일반 면회는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다음 날 오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용히 공개됐다. 공개 시점을 평일도 일요일도 아닌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덜 받는 토요일 오후로 택한 점도 의도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권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장 대표가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당내 일각의 지적도 나오지만 장 대표가 오른쪽으로 한 발 더 나아가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은 민주당의 강경 노선에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개딸'(강성 지지층) 중심의 대야(對野) 강경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도를 겨냥한 온건 노선이 큰 득이 없다는 판단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내란수괴 면회 극우선동 장동혁 규탄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장 대표의 면회 소식이 알려지자 "윤(尹)어게인들 참 끔찍한 정신세계"(정청래 대표), "극단적 극우정치에 대한 광신"(김병기 원내대표)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20일에 민주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내란수괴 면회 극우선동 장동혁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편에서는 부동산 정책 후폭풍으로 수도권 민심이 흔들리자, 민주당이 내란 프레임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여권의 내란 프레임에 피로감을 느끼는 민심을 겨냥해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특히 부동산을 발판으로 삼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에는 조은희(서울 서초갑)·김은혜(경기 분당을)·조정훈(마포갑) 등 수도권 의원들이 합류했다.

'부동산이 곧 민심'이라는 인식 아래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묶인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간담회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도 별도의 '주사위'(주거사다리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 내 공급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위원장에는 도봉갑 초선 김재섭 의원이 임명됐다.

국정감사장에서도 공세는 이어졌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이양수 의원이 "젊은이들과 신혼부부들이 '아 진짜, 이런 개XX'라고 얘기한다"고 정부 정책을 질타했고,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는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점차 내란 프레임에 대한 피로감은 짙어지고 집값과 전세난 등 민생과 직결된 이슈가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즌2', '부동산 계엄'과 같은 프레임도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본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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