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추가소송 검토하는데…정치권 '치적 가로채기' 공방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후 06:55

김민석 국무총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방인권·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관련 한국 정부에 패소 판정을 받은 후 추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정치권은 치적 공방을 주고받았다.

론스타는 19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위원회에서 한국정부에 패소한 것과 관련해 연합뉴스에 “실망스럽다”며 추가적인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론스타는 “취소위원회는 절차적 근거를 들어 기존 판정을 취소했다. 이 결정에도, 론스타가 수년간 노력해 온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한국 규제기관이 막아서고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근본적인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다시 새로운 재판부(tribunal)에 제기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새로운 재판부도 한국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론스타에 손해액 전액을 배상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론스타가 추가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선 성과를 둘러싼 ‘치적’ 공방이 벌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8일 저녁 관련 브리핑에서 승소 배경으로 ‘법무부 차원의 치밀한 대응’을 꼽으며 “새 정부의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평가했다.

윤석열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서 론스타 ISDS를 주도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민주당이 애초 항소제기를 반대했다가 이제와 (업적을) 가로채기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특히 민주당에서 이와 관련돼 스피커로 활동했던 송기호 변호사(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의 “뒤집을 수 없는 것”, “이자만 늘고 있다”, “무효 가능성 없다” 등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19일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 민주당 의원은 취소소송이 국민과 역사 앞에 대역죄를 짓는 것이라고도 했다”며 “이것을 졌으면 민주당에서 다 ‘한동훈 책임이다. 네 돈으로 물어내라’고 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와서 자기들이 자화자찬하는 것을 보고 좀 황당했다”며 “그때 왜 반대했는지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모든 정부의 성과’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 정부와 한동훈도 잘했고 현 정부도 잘했다”며 “(한 전 대표도) 법무부 장관으로서 판단을 잘한 것이고 현 정부도 잘 이끌었기 때문에 4000억원을 우리가 다 찾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다만 한 전 대표의 사과 요구는 일축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에서 국제법무국장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소송을 했던 결과”라며 “‘우리 정부가 잘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나 싶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한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산업자본인 론스타가 국내 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는데 이를 허가하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이를 주도했던 기획재정부 관료들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당시 검사가 한동훈, 이복현(전 금융감독원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제가 수사에 관여한 것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이 아닌 외환카드 헐값 매각 관련 주가조작 사건이었다”며 “(해당 사건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유죄 확정이 됐다”고 반박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