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산도 UAE와 공동 세계 진출"…중동 교두보로

정치

이데일리,

2025년 11월 19일, 오후 09:22

[아부다비=황병서 이데일리 기자, 김유성 기자] 한국이 6대 산유국 중 하나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방위산업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한다. 원자력발전 뿐만 아니라 방산에서도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한다. UAE는 한국의 중동 진출에 교두보가 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 나라는 UAE 현지에 중동 내 한류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K시티도 구축해 경제·산업·문화 전 분야에서 협력 접점을 높인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UAE 경제·산업 라운드테이블 개최

7박 10일 일정으로 중동·아프리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UAE 시내 호텔에서 한-UAE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열고 현지 경제인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는 이 대통령 외 대통령실 수석, 주요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국내 경제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함께 했고 UAE에서는 칼리드 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 알 제유디 대외무역부장관, 알 다헤리 아부다비상의 수석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한국은 HBM(고대역메모리) 등 반도체 기술과 EPC(설계·조달·시공) 설비 역량이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2031년 (UAE의) 인공지능 허브 도약에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원전과 방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핵연료 관련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UAE 발전에 이바지하는 호혜 협력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산 분야에서도 공동 개발, 기술 협력, 현지 생산까지 협력의 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제3국 공동 진출에 대한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양국의 협력이 글로벌 차원으로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UAE 측도 한국과의 협력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칼리드 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는 “대한민국과 UAE의 관계는 45년 외교관계 이상을 넘어선다. 공동 가치, 대화, 파트너십, 그리고 글로벌 협력 믿음을 근간으로 한다”라고 밝혔다. 양국 관계를 ‘가족 같은 형제 관계’로 규정하며 신뢰의 깊이를 강조했다.

알 다헤리 아부다비상의 수석부회장도 “한국과 UAE는 금융, 디지털, 유통 분야에서 함께 할 수 있다”며 “이 자리를 통해 양국의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고 주변국뿐 아니라 다른 대륙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년 동행’ 공동선언…AI·원전·방산·K시티 협력 본격화

이날 양국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100년 동행’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AI, 원전, 방산과 함께 수자원(물), 의료 등 구체적 협력 항목도 제시됐다.

AI·반도체 분야에서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스마트 항만 등 첨단 기술 협력이 포함됐다.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부터 AI 인프라 구축까지 전 주기 협력 의지가 담겼다.

원전·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바라카 원전 디지털 전환·정비·핵연료 협력 강화, AI 기반 안전성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바라카 모델’을 제3국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방위산업 협력은 단순 무기 거래를 넘어 공동 개발·기술 이전·현지 생산 체계 구축 수준으로 상향됐다. 양국 방산 기업이 협력해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모델도 검토된다.

UAE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한다. UAE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5GW 규모 AI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대형 투자사업이다. 초기투자액만 약 30조원(200억달러)으로 추산된다. 이외 피지컬AI 기술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K-컬처·의료 분야에서도 K시티를 기반으로 문화·관광·의료·교육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K-푸드·K-뷰티·K-메디컬 수요가 이미 UAE에서 높게 형성돼 있어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양국은 한류 거점이 될 K시티 구축에 합의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양국은 UAE 내에 ‘K시티’를 조성하는 데 합의하고 논의를 구체화하기로 했다”며 “K시티는 첨단 산업 및 문화 산업에 있어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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